스테이블코인 테라 1달러 붕괴
가치유지 실패한 디페깅 7일째
테라 생태계 신뢰도 '와장창'
자매코인 루나 사실상 휴지조각
가치유지 실패한 디페깅 7일째
테라 생태계 신뢰도 '와장창'
자매코인 루나 사실상 휴지조각
■UST 대량 매도, 취약한 루나 폭락·앵커 '뱅크런' 촉발
15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코인마켓캡에서 UST는 0.2071달러(약 265.8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 7일 이후 1달러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루나 역시 0.0004달러(약 0.45원) 수준이다. 테라 사태 발생 전인 지난 6일 최고가 82.94달러(약 10만6495원) 대비 99.99% 이상 하락했다. 테라 생태계의 핵심 디파이 서비스 앵커 예치금은 5억9269만달러(약 7610억1396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6일 기준 예치금 170억5000만달러(약 21조8922억원)대비 96.5% 하락한 것이다. UST는 1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루나를 발행한 돈으로 UST를 사들여 1달러 가치를 유지하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난 7일(협정표준시) 이름을 알 수 없는 대형투자자가 8500만UST를 매도했다. 이 매도를 기점으로 디파이 공간에서 'UST 탈출 현상'이 본격화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월가 대형 헤지펀드가 공매도 수익을 위해 UST를 공격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으나, 정작 UST 공격의 주체로 지목된 헤지펀드들은 일제히 부인하고 있다. 박주혁 쟁글 글로벌인사이트팀 매니저는 "누구라고 특정을 할 수는 없지만 온체인 데이터를 보면 이번 사태 직전에 특정 전자지갑에서 UST를 대량 매도한 것은 맞다"라며 "이후 UST 디페깅이 본격화 됐다"고 말했다.
■너무 급한 성장이 毒..시장 불안감 쌓이자 '죽음의 나선'
20%에 달하는 이자를 앞세워 테라 생태계를 키워온 디파이 서비스 앵커의 급속한 성장이 이번 사태 촉발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테라 측은 UST 가치를 지키기 위해 루나 시가총액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금리를 앞세워 루나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양해왔는데, 20% 이자율이 지속될 수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시장에 불안을 줬다는 것이다. 박 매니저는 "앵커를 둘러싼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던 상황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루나재단(LFG)이 대규모 비트코인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지만, 대비책이 채 완성되기 전에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기를 맞으며 테라를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상자산 리서치 회사인 아케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베틀 룬데는 "비트코인 보유량이 테라 측이 원하는 규모에 도달했지만 이 매장량을 활용할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LFG가 보유 비트코인으로 직접 UST를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충분한 대비책이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LFG는 9일 기준 BTC 26.9억달러(약 3조4270억원) LUNA 1억달러(약 1274억원) AVAX 9903만달러(약 1261억6422만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페깅이 깨진 이후 보유 비트코인을 이용해 페깅 방어에 나선 것이 오히려 전체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며 디페깅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FG는 디페깅이 벌어지자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운데 7.5억달러(약 9630억원) 어치를 장외거래업체에 대여해 가치 방어에 사용하는 등 총 15억 달러(약 1조9260억원) 규모의 대비책을 내놓은 바 있다.
박주혁 매니저는 "LFG가 UST 가치방어를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는데, UST 가치 방어를 위해 OTC가 비트코인을 매도하니 시장이 하락하면서 루나 가격도 함께 떨어지는 등 죽음의 나선(Death Spiral)이 계속됐다"고 분석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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