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원활한 의사소통, 자금운영 계획의 첫걸음
35세 A씨(외벌이) 월 수입은 47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이 별도로 700만원 들어온다. 총 지출은 380만원이다. 고정비가 대출이자(70만원), 보장성보험료(56만원), TV 통신료(14만원), 교육비(30만원) 등 170만원이 나가고 변동비로 주거관리비(25만원), 식비(105만원), 생필품비(15만원), 교통비(20만원), 용돈(20만원), 의류·문화비(15만원), 경조사비(10만원) 등 21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출처가 파악되지 않은 비용 90만원이 있다. 연간 비용으로도 600만원이 쓰인다. 자산은 전세보증금 4억원에 더해 청약(250만원), 보통예금(200만원), 저축보험(1200만원) 등이 있다. 부채는 2억3000만원이다.
A. 금융감독원은 A씨 부부에게 돈이 부부 관계에 장애물이 되지 않게 하려면 현실에 대한 재정적 인식과 더불어 배우자를 깊이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랑하는 마음의 크기와 이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은 별개라는 것이다.
이에 돈에 관한 부부 의사소통 척도를 제시하며 3개 이상 '동의'를 받을 경우 전문가 상담을 권했다.
체크 사항은 △돈 이야기만 나오면 대화의 끝이 좋지 않다 △본인 혹은 배우자가 돈을 적게 벌어 문제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배우자 과소비가 저축이 안 되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가계부 작성은 의미 없다 △아껴봐야 부자가 못 되니 소비가 낫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구체적으로 예산을 상의해본 일이 없다 △돈 이야기를 하면 스스로도 모르게 화가 난다 등이다.
이와 함께 서로의 성장 배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게 금감원의 조언이다.
A씨의 경우 자수성가한 아버지를 보며 꼼꼼한 돈 관리 방식을 학습했다. 반면 B씨는 유복한 환경에서 본인에게 직접 닥친 경제적 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다. 무언가를 포기해본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즉 B씨 입장에선 남편이 돈 이야기를 할 때마다 복잡한 문제의 해결 책임을 본인에게 전가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A씨 역시 아내 설득을 위해 돈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명확한 기준이 서지 않은 상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우선 지출 항목을 분류해야 한다. 매달 반복되는 고정비를 파악하는 게 먼저다. 변동비 중 의류·문화비와 경조사비는 매월 나가는 것이 아니므로 비정기 지출에 편입시키는 게 합리적이다. 이에 따라 연간 비용(900만원)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75만원이 된다. 즉 월수입(470만원)에서 고정비(170만원)와 연간비용(75만원)을 제한 225만원을 가족생활비 및 저축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산 조정도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의 조언이다. A씨 용돈 수준이 적절한지, 관리비를 포함한 식비·생활비는 적당한지 확인하는 일이다. 현재 145만원씩 지출되는 후자의 경우 120만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또 '연 1000만원 모으기'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상여금 등을 포함해 매월 얼마씩 모아야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금감원은 또 통장 쪼개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축은 모아서, 지출은 흐름대로'라는 대원칙을 지키되, 너무 세세하게 나누면 복잡성이 올라가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현재 A씨는 비상금 통장(2개)을 포함해 총 9개 통장을 가지고 있다. 매월 생활비가 부족하면 '저수지 통장'에서 인출해 메꾸고 있는데 이는 생활비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월급, 고정비, 식비, 생필품, 외식비, 용돈(2개) 등으로 퍼뜨려져 있는 통장을 수입, 생활비, 용돈, 비상금 항목으로 정리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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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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