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강화에 원자재값 상승 여파
4월 내수판매 대·중·소형 모두 급감
세계 엔데믹 전환에 수출은 늘어
2분기 부양책 효과 가시화 전망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강화에도 중국 내 굴삭기 판매가 급감했다.
4월 내수판매 대·중·소형 모두 급감
세계 엔데믹 전환에 수출은 늘어
2분기 부양책 효과 가시화 전망도
굴삭기는 인프라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이며, 인프라 건설은 중국 정부의 핵심 경기부양 대책이다. 정부 투자 역량이 코로나19 봉쇄 강도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16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건설기계공업협회가 굴삭기 26개 생산업체 통계를 분석한 결과 4월 굴삭기 판매대수는 2만4534대로 전년동월대비 47.3%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국 안에서 판매는 1만6032대로 61% 줄어든 반면 수출은 8502대로 55.2% 증가했다.
중국 내외에서 굴삭기 판매가 대조적인 것은 코로나19 감염 추세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해 말 이후 본토 31개 성·시 대부분 지역에 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반면 세계는 위드 코로나 혹은 엔데믹으로 전환하고 있다.
제일재경은 "중국 굴착기계 업종은 전염병 발생의 충격과 경쟁 심화, 원자재 가격 상승, 복잡한 글로벌 무역 등 많은 불확실성이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하반기에 시작된 각종 부동산 규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이 더해지면서 하방 압력이 커지자, 규제 완화로 선회했다.
또 지난해 말부턴 인프라 시설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여러 차례 천명했다. 지방 정부들도 여기에 맞춰 잇따라 인프라 건설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창궐은 이런 중국 정부의 정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봉쇄로 시멘트 등 건설 원자재는 생산이 중단되고 물류 차단 때문에 재고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근로자들은 현장에 투입될 수 없다.
통상 대형 굴삭기는 광업 및 대규모 기반 시설에, 중형 굴착기는 부동산, 소형 굴착기는 농촌·주택 리모델링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4월 굴삭기 판매 성적은 대형 59.9%, 중형 59.8%, 소형 57% 등 모두 감소했고 부동산 중심의 중형 굴삭기 하락폭이 가장 컸다.
다만 2·4분기부터 중국 정부의 경기활성화 대책이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중국 내부에서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6일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인프라 건설 전면적 강화와 현대 인프라 체계 구축을 지시한 점이 근거다. 또 지방정부는 올해 1~4월 1조3500억 위안의 특수목적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200억 위안보다 증가한 규모다. 이 돈은 주로 특수기반시설 건설에 사용된다.
아울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택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신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0.2%p 낮춘다고 전날 발표했다. 현재 중국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가 4.6%인 점을 감안하면 해당 금리가 4.4%로 내리는 셈이다.
중국공상은행(ICBC) 청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프라 투자는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지만 증가 속도는 낙관적인 수준"이라며 "전염병 상황이 통제되면 5~6월까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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