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광풍' 불었던 스팩 수익률 -65%, -57%…개미 '통곡의 벽'

뉴스1

입력 2022.05.17 06:02

수정 2022.05.17 08:31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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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지난해 공모주 열풍을 타고 신규 상장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최근 반토막 이상으로 하락한 경우가 많아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스팩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상장하는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이상 과열현상 속에 급등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개인투자자는 급등장에서 스팩종목을 사들였다가 기관의 이탈과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손실폭이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17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한 스팩은 총 32개다. 이들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13일 종가기준으로 -17.99%다.


특히 지난해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종목들의 하락폭이 크다.

'따상상상상'을 기록하며 이상 과열현상을 보였던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현재 고점 대비 64.78% 급락했으며 역시 '따상' 행렬에 동참했던 한화플러스제2호스팩도 62%나 빠졌다. 3921.38대 1이라는 청약 광풍을 불러일으켰던 유진스팩7호도 현재는 고점대비 22.57% 하락한 상태다.

이들 종목은 개인의 매수량도 많다.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상장 이후 현재까지 개인이 22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201억원, 외국인이 62억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개인이 삼성머스트스팩5호를 매수한 시점은 이 종목이 상장되고 난 후 5거래일간 집중돼 있다. 이 기간 개인은 202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삼성머스트스팩5호는 지난해 6월17일 상장하면서 '따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기록한 후 상한가를 치는 것)으로 직행한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의 6배가 넘는 1만2450원까지 치솟았다.

해당기간에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이 종목을 사들인 것이다. 현재 주가가 4000원 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때 매수한 투자자는 주가가 3분의1토막이 난 셈이다.

삼성머스트스팩5호의 뒤를 이어 따상 행렬에 동참했던 한화플러스제2호스팩도 상장 후 3일만에 공모가의 3배가 넘는 7140원까지 오르며 열풍을 이어갔던 주역이다. 이 종목 역시 개인 순매수량이 126억원에 달하는데, 상장 후 5거래일간 100억원이 몰렸다.

지난해 과열급등 현상을 보였던 스팩 종목들은 이처럼 대부분 상장 직후 급등세를 보일 때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몰리자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하고 떠났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인은 물리는 형태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스팩 광풍'의 이면에는 시세조작 세력에 의한 '작전'까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지난해 5월과 6월 중 주가 상승이 과도했던 스팩 17종목을 대상으로 기획감시를 실시한 결과, 그중 7개 종목에서 불공정거래 혐의사항이 발견됐다.

위에 언급된 종목이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는 종목이라고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유통물량 자체가 워낙 적어 적은 매수세만으로도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투자 위험도 역시 높다.

물린 종목을 삼성전자 같은 우량주처럼 마냥 '버티기'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스팩은 상장 후 36개월(3년)간 인수합병할 회사를 찾지 못하면 해산(상장폐지)되기 때문이다.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들은 공모가(2000원)에 0.8~1% 수준의 이자를 더해 돌려받게 된다.

공모가 2000원에 투자했다면 합병 성공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고 합병이 되지 않더라도 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상품이지만 '광풍'을 타고 고점에 들어간 스팩은 차익 실현도 쉽지 않을뿐더러 높은 주가로 인해 오히려 합병 가능성이 더 낮아지는 역효과까지 낳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스팩이 10여개 정도 상장했는데,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스팩은 상승세를 기록하는 것이 적지 않다"면서 "대부분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매매거래이기 때문에 만약 스팩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상당한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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