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세 친조카를 폭행하고 욕조에서 물고문을 하는 학대로 결국 숨지게 한 30대 무속인 이모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 동안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편 B씨는 2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A씨 등은 지난해 2월 경기도 용인의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10살 조카를 3시간에 걸쳐 폭행한 뒤, 물을 채운 욕조에 머리를 수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물고문'을 하다가 결국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의 학대는 2020년 12월 말부터 이어진 것으로 총 14차례나 폭행과 학대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조카가 말을 듣지 않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나, 수사당국은 무속인인 A씨가 조카가 '귀신에 들렸다'고 믿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1심과 2심은 A씨 등의 살인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A씨 등이 사건 전날부터 피해 아동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가해, 아동의 신체 상태는 극도로 쇠약해졌다"며 "살인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 특히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없는 아동을 살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정서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와 신체적 학대행위로 인한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죄의 죄수관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한편, 피해 아동의 친모는 범행도구를 사서 언니인 A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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