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제42주년 5·18민중항쟁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이세종 열사 추모식이 개최됐다.
제42주년 5·18 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17일 전북대학교 이세종 열사 추모비 앞에서 '5·18민중항쟁 제42주년 전북기념식'과 '이세종 열사 42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대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정치인 등 150여명이 모인 이날 행사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1부 기념식과 2부 추모식으로 나눠 진행됐다. 1부가 끝날 무렵에는 2019년 창단한 녹두꽃시민합창단과 지난 14일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열렸던 5·18청소년가요제 참가자 등의 기념 공연이 이어졌다.
이후 참석자들은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승환 전북교육감, 김승수 전주시장, 김성주 국회의원 등이 보낸 추모 메시지 전달 영상을 시청하기도 했다.
이세종 열사는 농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0년 5월17일 전북대 학생회관에서 동료들과 '비상계엄 철폐 및 전두환 퇴진'을 요구하며 밤샘 농성을 벌이다가 교내에 진입한 비상계엄군에 쫓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18일 새벽 6시께 학생회관 옆에서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단순 추락사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주검을 검안했던 이동근 교수는 추락 전 계엄군의 집단 폭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민규 순천향대 교수는 2002년 학술세미나에서 "5·18 최초의 희생자는 이세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나가던 시민·학생들은 추모비 앞에서 헌화를 하며 이세종 열사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준비된 국화꽃을 헌화한 후 묵념을 한 뒤 자리를 벗어났다.
김동원 전북대총장은 추모사를 통해 "21살의 이세종 열사가 희생하신지 어느덧 42주년으로, 5월은 또 다른 아픔과 상처로 기억되는 계절"이라며 "이세종 열사는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 그 자체며, 지금의 민주주의는 열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북대 모든 구성원들은 이세종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세종 열사의 동생 이세정씨(61)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10년 만에 행사에 참여했다는 이세정씨는 "전북대와 위원회의 협조와 협력 등 많은 도움을 통해 형님에 대해 전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해마다 행사에 참여해 형님을 추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민주항쟁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광주를 떠올리신다"면서도 "전국 최초의 희생자가 돌아가신 형님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5·18민중항쟁기념 전북행사위원회는 이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기념일 당일인 18일 5·18묘역 참배에 나선다.
20일에는 '5·18 첫 희생자 이세종과 전북지역 5월 항쟁'이라는 주제로 5·18 기념 학술제도 열린다. 학술제는 5·18 민중항쟁을 특정 지역에 묶어 지역적 사건으로 한정하려는 시도를 극복하고 전국화의 노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획됐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전북대 박물관을 비롯한 각 행사장에서는 '5·18 사진전'이 열린다. 이를 통해 1980년 4~5월 신군부 세력에 맞섰던 전북지역 민주화운동과 이세종 열사의 유품, 당시 보도된 신문 등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원광대학교 민주동문회에서도 21일 임균수 열사 42주기 추모식을 개최할 예정이며, 신흥고등학교에는 27일 5·27투쟁을 중심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시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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