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에 1983년 이런 기사가 나왔다. "콜럼버스는 미국을 발견했고, 제퍼슨은 미국을 건국했다. 그리고 레이 크록은 미국을 맥도날드화했다. 크록의 진정한 공로는 맥도날드 시스템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창조해낸 것이다. 이제 우주비행사들도 맥도날드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애초부터 맥도날드가 크록의 것은 아니었다. 종이컵, 믹서기를 팔던 세일즈맨 크록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자그마한 식당을 찾으면서 신화는 시작된다. 1954년, 그의 나이 53세였다. 대단치 않아 보였던 드라이브인 식당에서 한꺼번에 믹서기 8대를 구입한 것이 크록에겐 신기했다. 9가지 메뉴가 주문한 지 30초 만에 나왔다. 가격까지 저렴했다. 그 식당의 주인이 맥도날드 형제였다.
크록이 이들 형제를 설득해 미국인 입맛을 맥도날드 햄버거로 표준화하는 데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70년대에 이르자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맥도날드 제국을 구축했다. 미국에 대한 열망의 기운이 맥도날드 소비를 부추겼다. 미국식 자본주의, 풍요의 상징어가 됐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 공식 후원사였던 맥도날드는 러시아 선수촌에 빅맥 버스를 대여했다. 철의 장막이 여전했던 냉전 시절이다. 맥도날드는 이때부터 러시아 매장을 계획했다. 1990년 1월 31일 모스크바 푸시킨광장에 러시아 1호 매장이 문을 연 날 풍경은 기록적이다. 900석 좌석의 대형 규모도 화제였지만 몰려든 인파가 수천명이었던 사실이 더 흥미롭다. 당일 팔린 햄버거 숫자가 3만개가 넘었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16일(현지시간) 러시아 진출 32년 만에 매장 철수를 공식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장 불안감이 커졌고, 러시아 매장 유지가 맥도날드 가치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불똥이 천지사방으로 튀는 중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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