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저의 공통점이 무엇인 줄 아시나? 정말 멋진 여성과 결혼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환영만찬 전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처음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22일 대통령실과 김 여사 측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와의 짧은 만남과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미술과 가족 이야기 등을 나누며 친교를 나눴다.
두 정상을 가깝게 한 것은 가족, 그 중에서도 '아내'였다.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식사하며 김 여사 말씀도 많이 하셨다고 한다"며 "'정말 아름답고 지적이다, 이렇게 인사를 나와주셔서 감사하다' 등 말씀을 윤 대통령에게 하셨다고 한다"고 말했다.
만찬이 진행되기 전 김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윤 대통령과 함께 영접했다. 김 여사는 하얀색 투피스 정장 차림에 하얀 장갑을 꼈고, 올림머리로 패션에 포인트를 줬다.
김 여사는 인사 후 바이든 대통령, 윤 대통령과 함께 박물관 내 경천사지 10층 석탑과 황남대총 복분 출토 금관, 청년4년 명동종 등 작품을 관람했다.
인사와 작품을 함께 관람하는 과정에서 나눈 대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가 한국의 전시기획자이며, 전시기획자로서 어떤 전시를 개최했는지 비교적 상세히 알고 있었다고 한다. 김 여사는 미술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활동했으나, 현재는 사업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일례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5년 김 여사가 전시기획한 '마크 로스코전'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께서 김 여사가 했던 마크 로스코전(展)을 언급하며 '미국 국립미술관이 한국에 최초로 대규모로 그림을 빌려준 첫 번째 사례'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계 미국인인 마크 로스코(1903-1970)는 추상표현주의 대표적 화가다.
2015년 예술의전당에서 전시된 로스코의 그림들은 비행기로 다섯 번에 걸쳐 나눠 국내에 들여올 만큼 개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전시로 알려져 있다. 김 여사가 어려운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자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는 게 미술계 안팎의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 측으로부터 이같은 말을 들은 김 여사도 답례를 준비하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한국을 떠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시 마크 로스코전 도록을 선물로 줄 계획이다.
김 여사는 작품 관람 후 이어진 공식 환영 만찬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당초 김 여사는 외교에 있어 엄격한 상호주의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는 2박3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내조'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동행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에 김 여사도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비공식 행사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것을 예의로 판단, 만찬 행사 전에 깜짝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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