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2박3일 간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막을 내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적인 첫 만남에서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고리로 깊은 우정을 쌓았다. 특히 마지막 작별인사에서도 양 정상은 서로 '엄지척' 인사를 건네며 끈끈한 우의를 과시했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엄지척'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의 첫 외교무대 데뷔전인 한미 정상회담은 만남 시작부터 과거의 정상회담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즉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첫 만남을 갖고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기술동맹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 이날 만남에서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자유민주주의 가치 공감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빛을 발했다. 당초 한미 정상회담은 총 90분 정도로 계획됐지만,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1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3 대 3으로 진행된 소인수 정상회담이 길어진 것이 주된 이유다.
양 정상은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화두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양 정상은 자유민주주의가 노력과 투쟁이 담보돼야 지킬 수 있는 가치라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윤 대통령이 27년의 검사생활을 접고 정치에 뛰어든 계기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인수 정상회담에 참석한 한 인사는 양 정상의 대화를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폭포수 같이 쏟아내는 시간"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자유민주주의라는 가치의 공감대가 두 정상이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넓다고 느낀 것 같다.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게 얼마나 소중한 과정인지, 개인적 경험이나 정치적 배경을 공유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며 "'케미'가 굉장히 잘 맞는 관계로, 다른 쪽으로 화제를 바꾸기 힘들 정도로 환담이 그 쪽에 할애된 부분 있다”고 설명했다.
공식 환영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가족, 그 가운데서도 아내를 계기로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환영만찬 전 바이든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과의 공통점이 멋진 여성과의 결혼이라고 덕담을 건내기도 했다. 이후 양 정상과 김 여사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 경천사지 10층 석탑과 황남대총 복분 출토 금관, 청년4년 명동종 등 작품을 관람했다.
공식 환영만찬에서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친분은 더욱 두터워졌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인용해 한미 양국의 관계를 '훌륭한 친구'에 비유했다. 예이츠는 바이든 대통령이 좋아하는 시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예이츠의 시를 인용한 것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만남을 통해 서로가 잘 알게됐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평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한미연합사의 구호인 'WE GO TOGETHER(함께 같이 갑시다)'라고 외쳐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미 정상회담 일정 마지막날인 이날도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함께 경기 평택 오산공군기지 내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찾았다. 2박3일 동안 양 정상이 단 하루도 빠짐 없이 만남을 가진 셈이다. 양 정상은 KAOC에서 함께 일하는 양국 군인을 격려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향후 양 정상의 만남은 미국 워싱턴에서도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의 마지막 문장에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요청했다’고 적혀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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