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거리두기 풀리니 헌혈도 일상회복… 혈액보유량 다시 '안정'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24 17:58

수정 2022.05.24 17:58

헌혈의집
서울역센터 하루 20명 이상 방문
8.6일분 확보 수급 여유롭지만
일부 혈액형은 3일분만 남기도
공급대란 대비 인센티브 늘려야
헌혈의 집 중계센터 채혈실에 있는 '오늘의 혈액 보유 현황' 안내판. 24일 기준 혈액 보유 수준이 대부분 주의 단계다. 사진=이주미 수습기자
헌혈의 집 중계센터 채혈실에 있는 '오늘의 혈액 보유 현황' 안내판. 24일 기준 혈액 보유 수준이 대부분 주의 단계다. 사진=이주미 수습기자
"혈액 보유량이 약 8일분까지 회복됐습니다. 변이 바이러스가 닥치면 언제 줄어들지 몰라요."

24일 헌혈의집 서울역센터에서 근무하는 서울중앙혈액원 소속 강공순(57) 간호사는 이같이 말했다. 서울역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매일 20명 이상이 헌혈하고 있다. 강 간호사는 "종교단체, 군인 그리고 학교 등에서 단체로 헌혈에 참여하고 있어 공급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혈액보유량 3일분→8.6일분 회복

코로나19 장기화로 조용했던 헌혈의집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일상 복귀에 따라 헌혈 참여자 수가 다시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공급 대란을 대비해 헌혈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현황에 따르면 이날 전국 기준 혈액보유량은 8.6일로 공급이 여유로운 상태다. 혈액적정보유량은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기반으로 하며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 단계로 구분된다. 오미크론 변이가 한창이던 지난 2월부터 3월까지는 혈액보유랑이 3일분 미만으로 떨어져 '주의' 단계로 진입하기도 했다.

이날 본지 기자들이 가본 헌혈의집 서울역센터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총 11명이 헌혈을 위해 팔을 걷었다. 군 휴가를 나와서 헌혈의 집 서울역센터를 찾은 3사단 소속 박정훈 상병(21)은 약 2년 만에 헌혈에 참여했다. 박 상병은 "헌혈로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가 끝나가는 만큼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혈의집 관계자는 심각한 상황은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서울역센터에는 이번 달에도 꾸준히 하루 2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 헌혈의 집 서울역센터 기준 방문 인원은 지정헌혈 참여자 수 포함 약 800명으로 지난 3월에 약 500명이 방문한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최근들어 참여자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격리 해제 후 헌혈 참여 조건이 격리 해제후 4주에서 10일로 완화된 덕이 컸다. 이날 채혈을 마친 안모씨(51)는 지난해 11월 헌혈의 집에 방문했으나 당시 조건이 맞지 않아 헌혈하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수급 안정 독려책 마련해야"

모든 혈액 수급이 원활한 건 아니었다. 이날 찾아간 헌혈의집 중계센터에는 일부 혈액형의 혈액 보유량이 '관심'과 '주의'를 오가기도 했다. 인근에 자리잡은 노원센터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노원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에 30여명이 넘었던 예약자가 오늘은 16명뿐"이라며 "헌혈 인구 상승폭이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해 대한적십자사에서는 헌혈 독려 행사를 진행중이다. 헌혈증을 내면 헌혈의집 주변 가게 할인 쿠폰을 주기도 한다.
헌혈의집은 하절기를 대비해 중·고등학생을 위한 기념품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현헐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태현 대한수혈학회 이사장은 "헌혈 부족을 해결하려면 공급을 늘리는 게 최우선"이라며 "지금은 없어진 고등학교 봉사점수를 부활시키고 영화 티켓을 1장에서 2장으로 늘리는 등의 방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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