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진보 정당들
막판 노동자 표심 공략에 매진
7회에 걸쳐 울산시장 선거에 후보 배출
노동자 지지 성향도 세월과 상황 따라 변해
예전보다 못한 약화된 노동계 결집
25일 진보, 노동계, 범민주 지지호소 기자회견 잇따라
막판 노동자 표심 공략에 매진
7회에 걸쳐 울산시장 선거에 후보 배출
노동자 지지 성향도 세월과 상황 따라 변해
예전보다 못한 약화된 노동계 결집
25일 진보, 노동계, 범민주 지지호소 기자회견 잇따라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6월 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할 수 있는 선거운동 기회는 딱 1주일 뿐이다. 금·토요일 사전투표를 고려하면 빠듯한 일정이다. 울산시장 재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맹추격중인 진보당 김종훈 울산 동구청장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막판 노동계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촛불혁명 이후 민주당으로 쏠렸나
25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와 각 정당에 따르면 울산지역 노동계와 진보 진영은 울산시가 경남도 소속이었던 1995년 6.27 제1회 지방선거를 제외하고는 제2회~제7회 역대 울산시장 선거에서 노동자를 대표하는 후보를 출마시켜왔다. 하지만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노동자 후보를 찾아 볼 수 없다.
‘노동자의 도시’ 불려온 울산에서 벌어진 초유의 사태에 지역 노동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 선거 첫 노동자 후보로 지지를 얻은 인물은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송철호 변호사였다. 송 변호사는 이후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후보로 연속 출마했다.
이후 2010년 제5회에서는 민주노동당의 김창현, 진보신당의 노옥희 등 두 명이 출마해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었지만 당선에는 실패했다.
2014년 제6회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정의당 조승수, 노동당 이갑용 등 2명이 또 다시 노동계와 진보 진영을 대표해 출마했으나 결과는 새누리당 김기현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다.
2018년 치러진 제7회에서는 민중당 김창현 후보가 홀로 노동자를 대표해 출마했지만 4.76%라는 초라한 득표율로 낙마했다. 당선은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의 몫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혁명으로 불어 닥친 변화의 바람은 문재인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의 텃밭’인 울산에서 처음 승리하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게다가 ‘낙마 전문’으로 불렸던 송철호 변호사는 8전9기 신화를 이뤄냈다.
이러한 여파는 결국 4년 뒤 울산시장 선거에서 노동자 후보를 내지 못하는 결과를 이어졌다. 진보당과 함께 노당자·진보 진영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노동당은 기초단체장과 시구군 의원 선거의 후보 단일화에 만족해야만 했다.
■ 노동자 표심, 변화의 방향은
울산지역 노동자들의 표심도 이와 괘를 같이하는 모양새다. 제2회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철호 후보의 득표율은 39.4%였다.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던 심완구 후보(42.7%)와는 불과 3.3% 차이였다.
민주노동당 송철호 후보로 출마한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노동자들의 지지를 크게 얻어 득표율이 43.6%나 됐다. 하지만 막판 언론이 조장한 영호남 지역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약 10%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두 선거에서 울산 민심의 절반에 가까웠던 노동자의 표심은 그러나 제4회 때 노옥희 후보 25.2%, 제5회 김창현 29.2%, 제6회 조승수 26.4% 등 ‘노동자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20% 대의 득표율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촛불혁명 직후 3자 대결로 치러진 2018년 6월 제7회 울산시장 선거 때에는 민중당 김창현 후보가 4.76% 득표율에 그치며 충격을 주었다. 여기에는 불가피한 사정도 있었다. 당시 노동자들의 표심은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에게 집중됐다. 52.88%의 득표율은 얻은 송 후보가 40%에 그친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와 대결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 후보는 노동자 표심에 다시 한 번 지지를 호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대 선거에서 노동자 표심은 진보정당을 벗어나 보수화 되는 추세를 보여 왔다. 또 노동자 정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경쟁을 벌여야하는 점은 노동자의 표심을 얻는 데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임을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이날 하루 울산시의회에서는 진보와 노동계를 비롯해 범민주 진영의 결집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랐다. 한국노총 내 일부 모임이 민주당 지지의사를 밝혔다.
전날에는 현대자동차 노조, 현대중공업 노조,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의 대표자들이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를 저지하겠다는 합의문을 발표, 송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