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스1) 박진규 기자 = "네 번째 도전한 김희수 후보가 짠해서라도 이번엔 찍어줘야혀."
"뭔소리여? 그래도 민주당 공천을 받은 박인환 후보가 낫제."
27일 전남 진도읍 5일장이 열린 조금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서 모처럼 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6·1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을 맞아 각 후보들은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호소에 열을 올렸다.
유세장에 모인 주민들은 후보들의 유세를 귀담아 듣고, 때론 동조하는 박수를 치며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현 이동진 군수가 3선으로 더 이상 출마할 수 없어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이번 진도군수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은 박인환 후보(67)와 무소속으로 네번째 도전에 나서는 김희수 후보(66)가 격돌했다.
선거운동 초반에는 민주당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수차례 낙선한 무소속 후보에 대한 동정표가 쏠리면서 막판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두 후보의 인생역정은 비슷하다. 둘 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진도에서 공직을 시작한 토박이다.
박 후보는 진도실고 재학중 9급 공무원에 합격해 고군면사무소를 시작으로 진도군청을 거치면서 16년 간 지방행정을 경험한 뒤 중앙선관위로 옮겨 최종 부이사관(3급)으로 퇴직했다. 지방과 중앙을 오가며 다양한 행정경험을 쌓았고 풍부한 인맥을 자랑한다.
퇴직 후엔 진도에 행정사 사무실을 열고, 지역민과 꾸준히 소통을 해왔다.
민주당 경선에서는 이재각 후보를 55.32% 대 53.62%로 따돌리고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김희수 후보도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군내면, 조도면, 지산면장, 진도읍장과 농산유통과장 등을 지내는 등 공직생활을 진도에서 시작해 진도에서 마무리했다. 탄탄한 인맥과 청렴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지난 2000년 5회 지방선거인 지난 2010년 첫 출마 당시에는 민주당 공천을 받은 이동진 후보에게 무소속으로 도전해 불과 302표 차이로 눈물을 삼켰다.
이어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했다. 또 다시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재도전했으나 2위에 그치는데 만족해야 했다.
역대 진도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단 한 차례도 당선된 적이 없어 당초 이번 선거에도 민주당 공천을 받은 박 후보의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가 앞서면서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민주당 소속 현 군수인 이동진 군수가 각종 부정과 비리 사건에 휘말리면서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고, 이번 민주당 경선 탈락 후보들이 단결해서 박인환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도 고전하는 요인이다.
진도투데이가 여론조사 기관 ㈜모노커뮤니케이션즈/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2~23일 진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여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진도군수 후보 지지도조사 결과 김희수 후보가 52.8%로, 42%를 얻은 박인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잘 모르겠다/무응답은 3.1%, 투표하고 싶은 후보 없음 2.1% 순이었다.
당선 가능성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재 지지하는 것과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 결과 김 후보 55.3%, 박 후보 40.2%로 15.1%p 차이를 보였다.(응답률 21.3%,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4.4%p)
앞서 목포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5~17일 진도 군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42.3%, 박 후보 41.9%로 0.4%p 차이였다. 지지후보 없다 3.3%, 모름·무응답은 12.5%였다.(응답률 29.6%,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4.4%p.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로운 도약'을 내건 박인환 후보는 소통과 화합, 투명한 행정을 펼치겠다며 준비된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는 지역 민심과 차이가 있다. 숨은 표가 있다"면서 "관외투표, 부재자 투표에서 민주당 표가 상당하고 5000여 문중 표가 있어 충분히 이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김희수 후보는 5대 혁신공약을 통해 '다함께 잘사는 진도'를 건설하겠다며 준비된 능력있는 후보임을 자임하고 있다.
김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으나 바닥 민심은 훨씬 높다"면서 "민주당에 비해 조직력은 약하지만 자발적 지지자가 많은 만큼,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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