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송강호 주연상
30~40대 젊은 인재 키워야
30~40대 젊은 인재 키워야
한국영화가 또 한번 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불과 38년 전 칸영화제의 문을 처음 두드린 영화의 변방 한국은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일어선 데 이어 이번에 3년 만에 본상 7개 경쟁부문에서 2명의 수상자를 배출, 세계 영화계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영화의 칸 도전은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첫 초청이었다. 이후 2003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아 물꼬를 텄다. 2004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 보이'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09년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거듭 수상하면서 위상을 차근차근 다져왔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품 22편 중 동아시아 영화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2편뿐이었다. 둘 다 한국영화란 점이 의미심장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메가폰을 쥔 '브로커'의 제작사와 투자사도 한국이다. 한국영화가 일본 최고 감독과 중국 최고 여배우 탕웨이를 기용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제 한국영화가 동아시아 영화계의 원동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K무비, K드라마의 양적·질적 성장이 계속될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에 이어 2021년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에서 윤여정이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돌풍이 올해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로 이어졌다. 문제는 거장 반열에 올라선 박찬욱, 봉준호를 뒤이을 재능 있는 30~40대 젊은 감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화발전기금이 고갈돼 독립영화 지원 등을 통한 인재 양성에 어려움을 겪는 게 우리 영화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오스카와 칸의 성과에 취해 흥청망청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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