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초연당시 화제를 모았던 '파묻힌 아이'의 서울 재공연
2021년 초연 당시 관객들을 압도하는 완벽한 무대 구현, 극적인 복선이 뒤엉킨 충격적 스토리로 관객과 평단의 화제를 모았던 '파묻힌 아이'의 서울 재공연이다.
지난 2017년 타계한 유명배우이자 극작가인 샘 셰퍼드의 작품 'BURIED CHILD, 파묻힌 아이'는 셰퍼드의 가족 3부작 중 두 번째 희곡이자 1979년도 퓰리처상 수상으로 셰퍼드 커리어의 정점을 이룬 작품이다.
2021년 경기도극단 초연 당시 한태숙 연출은 1996년 최종 수정된 번역본을 토대로 시청각적 장치와 표현, 괴이한 시선이 가득한 작품을 무대 위로 올림으로써 관객에게 그동안 무대에서 소홀했던 원작의 매력을 전함과 동시에 가족에 대한,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을 보여주었다.
작품에서 우리가 목도한 현실은 가족이 가족을 해친 가혹한 사건, 인간임을 포기한 사회의 짐승 같은 단면도이다.
눈감아버리고 싶은 참혹한 오늘을 향해 '파묻힌 아이' 속 한 가정의 종말을 통해 본 작품은 ‘인간의 조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역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2021년의 '파묻힌 아이'는 신화적 요소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담았다면, 이번 2022년 공연은 신화적인 해석을 보강하고, 제의적인 면을 확대하여 인간의 원형적인 두려움에 대해 설득력을 갖도록 표현한다.
한태숙 연출이 올해 다른 각도로 극을 들여다보고 싶은 장면으로는 기꺼이 제주(祭主)가 된 큰아들 틸든의 굿 장면이라 밝혔다.
스스로 제의적 의식에 빠져드는 심리를 확대해 미처 스스로를 인식할 겨를도 없이, 굿판의 제주가 되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다른 호흡을 느끼도록 할 예정이다.
2021년 공연에서 핼리 역을 맡았던 배우 예수정에 이어, 배우 성여진이 핼리로 분한다.
감정을 극대화 하면서도 다른 결을 지닌 그의 연기를 눈 여겨 본 한태숙 연출의 선택이다. 묵직한 카리스마와 유연한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낸 손병호, 강렬하면서도 도발적인 배역을 소화해 낸 배우 정지영이 경기도극단의 대표배우 한범희, 윤재웅, 정다운, 황성연 배우와 함께 다시 연극 '파묻힌 아이' 무대에 오른다.
흙과 잡초로 채워진 꿈과 현실 사이 무너진 집, 떨어지는 빗물, 집을 에워싼 거대한 옥수수 밭을 무대에 구현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와 김창기 조명, 김우성 의상, 지미세르의 음악, 이경은 안무, 이지형 오브제, 백지영 분장 디자이너도 초연에 이어 함께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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