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서 특별회의 열고 재논의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합의에 실패했다. 독일 경제장관은 EU의 단합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EU는 29일(현지시간) 회의를 갖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합의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이번주에 다시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회의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금지될 경우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헝가리의 반대로 무산됐다. 또 체코와 슬로바키아도 비슷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헝가리는 이번 제안에 일부 수긍하면서도 크로아티아의 송유관 설비를 확장하도록 EU가 재정지원을 할 것을 요구했다.
EU집행위원회는 협상 타격을 위해 유조선으로 도입되는 러시아산 원유만 제재하는 것을 제안함으로써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가 당분간 러시아로부터 송유관을 통해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EU의 고위 외교관은 합의를 위해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 많다고 밝혔다.
EU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6차 제재로 원유 수입 중단을 추진해왔다. 제재안에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를 국제금융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에서 제외하고 EU에서 러시아 방송 금지와 특정 러시아인들의 EU회원국 입국 금지 대상 확대와 자산 동결도 6차 제재안에 포함돼있다.
EU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문제를 1개월동안 진행해왔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으며 분열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 로베르트 하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는 유럽이 단합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 지를 봤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이미 부서지기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30∼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특별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세르비아는 러시아와 천연가스 공급 계약을 3년 연장했다. 친러 노선을 걷고 있는 세르비아는 대러시아 제재를 동참하라는 서방국들의 압력에도 수입 연장에 합의했다. 기존 공급계약은 오는 31일 만료될 예정이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향후 3년간 러시아산 가스를 수입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르비아는 천연가스의 거의 대부분을 러시아산에 의존해왔다.
AP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6월초 베오그라드를 방문해서 정식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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