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파운드리 업황 고점 우려"
"시장 떠날 타이밍 아냐" 의견 갈려
12인치 공정전환 시기 저울질
반도체 품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토종 8인치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DB하이텍의 12인치 공정전환 시기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B하이텍도 12인치 공정전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가운데 8인치 파운드리 피크아웃 시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장 떠날 타이밍 아냐" 의견 갈려
12인치 공정전환 시기 저울질
3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해 1·4분기 매출 3950억원, 영업이익 181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한번 경신했다. 2·4분기에도 매출 42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가량의 역대급 실적이 무난할 전망이다.
웨이퍼 평균판매단가(ASP)는 지난해 초부터 5개 분기 연속 상승하며 전년 동기대비 42.8% 오른 828달러를 기록했다. 전방 수요 둔화 및 8인치 파운드리 피크아웃 우려에도 우호적인 환율과 웨이퍼 공급부족으로 ASP가 계속 뛰면서 DB하이텍 실적도 덩달아 고공행진 중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한 8인치 파운드리 업황 고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 팹 정전, 대만 가뭄에 의한 TSMC 가동률 저하, 일본 르네사스 팹 화재, 말레이시아 델타 변이 확산 등 일회성 요인이 모두 제거된 상황에서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로 칩 공급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8인치 파운드리 공급 초과 우려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에선 중장기적으로 8인치에서 12인치 전환이 본격화돼도 내년까지는 8인치 수급이 균형 상태가 지속돼 호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8인치 증설은 어려운 데다 사물인터넷(IoT), 전장 등 다품종 소량 양산 8인치 팹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일부 경쟁사가 공정전환을 추진하면서 8인치 공급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파운드리 굴기가 강화되는 가운데 12인치에서도 8인치 만큼 원가절감이 가능해질 시점에는 생산성 문제로 12인치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먼 미래에 결국 가야할 길이지만 타이밍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섣불리 전환하면 선단의 TSMC, 삼성전자와 경쟁해야 되는데 굳이 지금 황금알을 낳고 있는 8인치 시장을 떠날 타이밍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적기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DB하이텍도 "12인치 공정전환에 대한 투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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