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오미란 기자,오현지 기자 = '제주시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선거 막바지 전국이 주목하는 격전지로 떠올랐다.
제주 동부권인 '제주시 을'은 일도1·2동과 이도 1·2동, 건입동, 화북동, 삼양동, 봉개동, 아라동, 구좌읍, 조천읍, 우도면 등을 아우른다.
이 선거구는 지금은 탈당한 무소속 김우남 후보가 내리 3선, 도지사 후보로 옮긴 오영훈 후보가 재선에 성공해 20년간 민주당 텃밭이나 다름없었다.
◇심상치않은 20년 민주당 텃밭
이 선거구는 선거 초반만해도 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관측이 있었느나 현재는 초접전 양상이다.
이번이 무려 5번째 도전인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의 '제주도 전라도화' 거론 전략이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논란 속에서도 보수층 결집 효과를 낳았고 최근에는 이재명 인천 계양을 보선 후보의 김포이전 공약으로 민심이 들썩이고 있다는 평가다.
전통적으로 구좌읍 등 읍면지역은 국민의힘, 상대적으로 동(洞)지역 특히 삼화지구가 조성된 삼양동과 택지지구가 들어선 아라동 등은 이주민이 대거 유입돼 민주당 성향이 강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고향인 구좌읍을 중심으로 한 읍면지역에서, 민주당 김한규 후보는 삼화와 아라동 등 동 지역에서 지지율이 더 높은 편이다.
여기에 3선 관록의 김우남 후보가 최종 몇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할지가 변수로 꼽힌다.
김우남 후보는 김한규 후보의 민주당 지지층과 부상일 후보의 읍면 지지층 표를 모두 아울러 양쪽 모두 잠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각 캠프에서는 김우남 후보가 10%이상이면 부 후보에게 유리하고 그 아래면 김한규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표 금지 전 여론조사에서 김한규 후보와 부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나 남은 기간 이같은 변수들이 민심에 어떤 작용을 할지 관심이다.
◇"새인물 기대" vs "민주당 심판" vs "경험과 연륜"
지난 29일 오후 제주시청 인근에서 열린 김한규 후보 총력 유세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김 후보를 두고 "제주에 새바람을 불러 올 젊은 인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제주 청년들을 위한 정치 활동에 거는 기대가 컸다.
50대 양인실씨는 "제주 정치판에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데 이미 서울에서 충분한 능력을 인정받아온 후보"라며 "비록 대통령과 당은 달라도 충분히 정부에 제주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유능한 인물이고, 젊은 제주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세장을 찾은 차모씨(44) 부부는 "능력을 바탕으로 계속 경력을 쌓아왔던 분야가 법조계인 만큼 국민들을 위한 입법활동에 적극 나설 거라 생각한다"며 "청년들이 제주에서 많이 벗어나 취업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주에서도 충분히 꿈꿀 수 있다는 걸 정책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폭발한 민주당 심판론도 심상치 않다.
부상일 후보를 지지한다는 김모씨(50)는 "민주당이 딱히 잘한 것도 없는데 다들 일단 찍고 보자는 식이다. 그렇게 (민주당이 제주 국회의원 3석을 차지한 지) 20년이 흘렀다"면서 "윤석열 정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사람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오모씨(36)는 민주당에 실망, 마음이 돌아선 경우였다. 오씨는 "180석을 줘도 못 먹은 게 민주당이다. 이 뿐이냐. 대선에서 진 것도 모자라 지선이 얼마나 남았다고 김포공항 이전으로 내부 총질을 하고 있는 것도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오씨는 "너무 실망스러워서 이번에는 보수정당에 표를 줄 생각"이라며 "민주당에게 이번 지선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30일 김우남 후보 유세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경험과 연륜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편으로 민주당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고정희(68·여)씨는 "이번 보궐선거 당선자의 임기가 2년밖에 되지 않는데 3선 경험이 있는 김우남 후보같은 익숙한 사람이 다시 국회에 들어가야 빨리빨리 일처리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초보자들이 들어가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에 표를 던져왔다는 60대 부모씨 역시 "선거에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민주당에 실망했다"며 "지연현안을 꿰뚫고 있는 김우남 후보가 적임자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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