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리 오르니 팍팍해진 채권시장... 여신사들, 기업어음으로 '우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31 18:09

수정 2022.05.31 18:09

시장 금리 급등에 채권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카드사와 캐피털사가 기업어음(CP) 발행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내 20조원이 넘는 여전채 물량을 소화하기엔 채권 시장 수급환경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5월 31일 KB증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카드 및 캐피털사의 CP 발행 잔고는 4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9조6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최근 크레딧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카드사와 캐피털사가 발행한 여전채(카드채, 캐피털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전과 같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CP 시장은 여전사들의 새로운 자금 창구로 부상하고 있다.

주관사 업무를 맡은 증권사들이 해당 여전채를 인수해 셀다운(총액 인수 후 재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셀다운이 안 된 여전채 미매각물량이 쌓이는 상황이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다 보니 투자기관들은 유통시장에서 앞으로 가격이 떨어질 채권을 사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여전사들의 2년 이상의 장기 CP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여전사의 CP 상당수를 증권사 및 증권 신탁계정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증권사는 비교적 자유로운 신탁 계정 등을 통한 CP 편입으로 기대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면서 "트레이딩 효과보다는 만기보유전략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관투자자와 일반 법인 등이 최근 금리 상승의 도피처로 단기자금운용 수단으로 특금을 선호하면서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회사채와 달리 CP는 시가평가를 적용하지 않아 투자 이후 가격변동에 따른 손실을 인식하지 않는다.
회사채에 인색하던 기관투자자들도 CP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다.

한편 연내 만기도래하는 여전채(카드채, 캐피털채)는 20조원이 넘어간다.
구체적으로 카드채 18조6080억원, 캐피털채(리스채) 7조4928억원 규모가 연내 만기를 맞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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