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창원공장의 대대적인 시설 업그레이드를 맡은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 생산기술연구소 책임자들은 1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창원공장은 이제 소형차부터 대형차까지 모든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공장으로 다시 탄생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이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 시설투자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1조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공장 기준으로는 미국 GM이 과거 대우차를 인수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이달 취임한 로베르토 렘펠 신임 한국GM 사장은 얼마 전까지 GMTCK를 이끌며 차세대 CUV 개발을 진두지휘 한 인물이다. 한국GM이 차세대 CUV의 성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GM은 지난 2018년 한국GM의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하고, 28억 달러의 신규 투자와 함께 신차 2종을 배정했다. 이 중 하나는 현재 북미 시장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다. 또 다른 신차가 바로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만들게 되는 차세대 CUV다. 김기혁 생산기술연구소 소형차 담당 부장은 "차세대 CUV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모두 갖춘 차량"이라며 "트레일블레이저 수준 이상으로 판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내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CUV를 생산을 위해 노후화 된 시설을 대대적으로 뜯어 고쳤다.
창원공장에선 1991년 티코 생산을 시작으로 마티즈, 스파크 등 30여년 동안 경차만 전문적으로 만들어왔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작년 3월 도장공장을 새로 지었고, 9월 중순부터 4개월간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까지 조단위의 시설투자를 완료했다. GM의 최신 글로벌 표준 기술을 적용하고 주요 공정을 자동화해 생산능력을 과거 시간당 32대에서 60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김 부장은 "새 창원공장에서는 연 25만대 규모의 차세대 CUV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 등 2개 차종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연 50만대 규모의 생산,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GM은 수년째 생산량이 줄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차세대 CUV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조기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최신 신기술이 집약된 만큼 GM 글로벌 사업장 사이에서도 창원공장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성기택 VSMEGA 실행2팀 부장은 "창원공장은 조립공장 전체 라인에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을 적용하고 최적화했는데, 그동안 GM이 일부 라인에만 적용하던 신규 에러 검출 시스템을 공장 전체에 적용한 것은 창원공장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배준 차체 공정기술팀 부장은 "창원공장 차체공장에는 비전 카메라를 이용해서 바디 전체를 스캔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과거 대비 측정 시간이 70% 이하로 줄었다"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