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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지역주의 부활 예고...부울경 보수로 호남은 민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1 19:44

수정 2022.06.01 19:44


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김영진 정의당 후보(왼쪽부터)의 유세 모습.© News1 김영훈 기자 /사진=뉴스1
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김영진 정의당 후보(왼쪽부터)의 유세 모습.© News1 김영훈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영남 탈환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은 직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던 부산, 울산, 경남에서 승리를 거두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4년 만에 바뀐 민심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진보 텃밭인 호남을 수성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보수 영남, 진보 호남으로 나뉘었던 과거의 영호남 지역주의가 다시금 부활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영남 탈환
1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부산시장에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앞선 보궐선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분위기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변성완 민주당 후보를 여유있게 앞섰다.

부산은 과거 보수진영에서 독점하다시피 했던 자리지만,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에 지방권력을 내줬다. 하지만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추행 사건을 빌미로 국민의힘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박 후보가 지난 보궐선거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신승을 거뒀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송철호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울산도 대표적인 보수 텃밭으로 분류돼 왔으나 직전 지방선거에서 송 후보가 울산시장에 당선되면서 진보 진영이 처음으로 시정을 책임졌다. 하지만 울산 역시도 국민의힘에 넘어가면서 민주당 4년의 시간이 마무리됐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는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양문석 민주당 후보에 앞서있다. 경남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직전 지방선거 때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승기를 거두며 민주당이 깃발을 꼽은 곳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 받으며 민심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남권은 확실한 민심 변화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 58.3%, 울산 54.4%, 경남 58.2%의 득표율을 기록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린 바 있다. 대선에서 나온 민심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어렵게 따냈던 영남 지방권력을 단 1곳도 수성하지 못하면서 뼈아픈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호남은 역시 민주
민주당이 영남에서 완패했지만 호남 4곳에서는 승리를 거두며 표밭을 지켰다.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강기정 민주당 후보가 주기환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고 있다. 전남도지사 선거에서는 김영록 민주당 후보가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고 있다. 전북도시자 선거 역시 김관영 민주당 후보가 조혜숙 국민의힘 후보를 앞섰다. 제주도지사도 오영훈 민주당 후보가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있다.

호남 지역은 예상대로 민주당의 압도적 강세가 유지됐지만 국민의힘 약진에 눈길이 쏠린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전북 14.42%, 광주 12.72%, 전남 11.44%를 득표해 역대 보수정당 후보 가운데 최고 기록을 썼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은 호남에서 두자릿 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선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이 수년간 공을 들여온 서진 정책이 호남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주의 부활
이번 지방선거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역주의의 부활이다. 과거와 같이 보수는 영남, 진보는 호남의 구도가 다시 재현됐기 때문이다. 특이 이같은 현상은 역대 최대 규모의 무투표 당선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전 이미 509명의 후보자들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는데, 영호남 지역에서만 270여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대구와 경북, 전북과 전남 등지에서 불리한 정당에서 아예 후보자를 내지 않은 결과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중대선거구제 확대와 복수공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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