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을 마련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2002년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었던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등 월드컵을 빛냈던 영웅들이 20주년을 맞아 자리를 빛냈다.
비공개로 진행된 행사에는 당시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했고 최근에는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르는 등 기념비적인 일을 세웠다"면서 "이 모든 것이 2002년 월드컵 이후 시작됐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과거의 성과에 만족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있다. 2002년 월드컵 30주년이 되는 10년 뒤에는 FIFA 랭킹 10위권에 올라 명실상부한 축구 최상위 국가로 발돋움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식슬로건이 '두려움 없는 전진'이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월드컵 4강을 이뤘던 것처럼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모두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다"면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강팀들을 차례로 격파하고 거둔 성과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자리에 당시 주역들이 참석했다고 들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은 태극전사들과 히딩크 감독, 대한축구협회 및 조직위원회 모두의 노력 덕분"이라고 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나아가 오늘 열리는 2002년 월드컵 우승 팀 브라질과의 경기도 선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월드컵 멤버를 대표해 연단에 선 히딩크 감독은 감격을 전했다.
그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내 별명은 '오대영'이었다. 프랑스, 체코에 대패했고 부정적인 닉네임이 붙었다. 우린 힘든 길을 걸었지만 당시 협회에서 날 전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줬다. 덕분에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고인이 된 핌 베어백 전 감독과 세상의 별이 된 유상철 감독을 향한 애도의 뜻도 전했다.
이 자리에는 유상철 감독의 가족들과 베어백 감독의 와이프인 아네카 배어백도 참석해 20년 전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2002년 주역들도 행사 참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소회를 전했다.
스페인과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던 홍명보 감독은 "20년이 참 빨리 지나갔다"면서 "한국 축구가 2002년 이후 많이 발전했다. 11월 열리는 월드컵에서도 국민을 다시 한 번 기쁘게 할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는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 놀랍다. 아직까지 많이 기억하고 추억해 주시니 '큰일을 했구나'라는 것을 다시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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