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우리은행,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 횡령 사건이 잇달아 터지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년여간 금융권에서만 임직원의 횡령액은 1000여억원에 달한다.
자금횡령사건 및 금융사고들이 지속적으로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기업들의 관심이 내부통제에 쏟아지고 있다. 성현회계법인은 이런 기업의 수요에 맞춰 내부회계 전담팀을 확대하고 컨설팅 강화에 나섰다.
이현진 성현회계법인 내부회계팀(글로벌 리스크 어드바이저리팀 리더) 이사(39)는 "내부통제 시스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기업들의 횡령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계업계가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들의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을 도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기업이 자체 회계 정보 생산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설치하는 관리 시스템이다.
■과도한 업무권한 막아, 횡령 미연에 방지해야
이현진 이사는 "기업의 내부회계관리 컨설팅을 위해 일정 시점에 회사의 거래 내역을 한꺼번에 모니터링한다"면서 "기업 내부통제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해당 평가를 회사 경영진에 알린다"고 말했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컨설팅 업무를 통해 기업 리스크 통제를 돕는 것이다.
그는 "내부회계 도입이나 회계감사가 절대적 확신을 주는 것이 아니지만, 실제 내부회계 구축 업무를 하면서 사고 가능성이 열려있는 부분을 사전에 발견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한 사람에게 거래처등록 및 변경에 대한 권한이 열려있는 경우, 분식·횡령이 가능했던 사례도 있었다"면서 "또 자금 및 회계전표 작성에 대한 권한이 업무적으로는 분리해서 처리되고 있지만, 특정인에게 권한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분식·횡령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업무분장에 대한 통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강용현 매니저 역시 "어느 한 기업의 재무담당자가 전표를 혼자 작성하고 혼자 승인까지 해서 자금인출권한까지 있다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내부회계관리를 위해 업무 분장에 대한 영역을 모니터링한다. 재무담당자에 너무 많은 권한이 부여됐는지, 양립할 수 없는 권한이 한 사람에게 부여됐는지 등을 찾아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인이 여러 계좌를 다 움직일 수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전에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정 계좌를 정해놓고 그곳으로만 자금을 이동시킬 것을 회사에 권고한다"고 말했다.
■기업들, 감사 의견 '적정'은 물론 내부회계 '적정'의견까지 받아야
성현회계법인의 내부회계관리팀의 궁극적 목적은 각 기업에 내부통제에 대한 '적정'의견을 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다.
기업들은 종전 내부회계관리 부분에서 '검토'만 받으면 됐다. 그러나 외감법 개정으로 기업들은 내부회계관리 부분에서도 별도로 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까지 받아야 한다.
기업들은 감사인으로부터 받는 회계의견에서 '적정'을 받더라도 내부회계의견에서 '비적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부담은 클 수 있지만 내부통제에 대한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국외 내부회계관리제도(SOX) 및 내부감사를 담당하는 김가영 매니저는 "기업들이 기존 내부회계관리에 대해 '검토'만 받는 수준일 때는 내부 통제에 대해 크게 큰 관심이 없었고 투자도 안 했다"며 "따라서 기업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김 매니저는 "회사가 회계사의 내부회계관리 컨설팅을 잘 활용하면 리스크를 확연히 줄일 수 있다"면서 "기업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진 이사 역시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많은 회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목적 자체가 외감법 준수 및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는 쪽으로 설정돼 있는 게 많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이 제도를 통해서 회사의 내부통제 환경을 성숙화하고 리스크를 관리하자는 쪽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인식 전환이 쉽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 초기 단계에서 투자가 필요하지만 향후 꼭 보완되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외감법이 적용되면서 상장사는 자산 규모에 맞춰 단계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의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이 의무화된다.
성현회계법인의 내부회계팀은 국내 20개 이상의 그룹사를 대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 구축 및 평가를 수행했다.
또 대기업 그룹사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조업, 제약 및 바이오, 미디어 등 다양한 업종의 수행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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