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방문 공급협력 논의할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다음 주 2주간 일정으로 네덜란드 출장길에 오른다. 초미세공정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ASML을 찾아 장비 추가 공급 등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출장에 나선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떠나는 건 지난해 12월 중동 출장 이후 6개월 만이다.
삼성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공판에서 출장으로 인한 재판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검찰도 이에 동의하면서 법원은 '경영상 필요'에 의하다고 판단해 출장 기간인 10일과 16일 예정된 재판을 이 부회장 불출석 상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 당시에도 미리 의견서를 내고 재판에 불출석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을 최우선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장기화 속에 장비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직접 ASML을 찾아 장비 공급 협력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다. ASML은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해 '슈퍼 을'로 불린다. ASML이 만드는 EUV 노광장비는 1대당 2000억원을 호가하지만, 연간 생산량이 불과 45대 안팎에 불과해 반도체 기업들간 치열한 장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에도 네덜란드를 방문해 ASML 경영진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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