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위해서 죽을 각오로 뛰어야겠다는 생각 들게 한 지도자"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컨퍼런스 대담
대한축구협회는 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지도자 컨퍼런스를 열고, 히딩크 감독, 박지성, 이영표와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용수 당시 기술위원장(현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대담에서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은 매우 긴 여정이었다. 한국은 그 전까지 월드컵 본선에 5차례 나갔으나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한국은 폴란드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 첫 승을 거뒀고, 이후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꺾으며 4강 진출의 신화를 썼다.
박지성과 이영표에게 2002년 히딩크 감독은 어떤 지도자였을까.
박지성은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님 아래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가장 큰 차이는 감독과 선수의 관계를 분명히 가지고 있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소통과 교류를 하는 게 이전과 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능력을 얼마나 꺼내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생겼는데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다"며 "개별적인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아는 감독님이었다"고 보탰다.
이영표 역시 "프로 선수로 뛰면서 전 세계 지도자 200명 정도와 함께 했다. 그중 나를 완전히 지배했던 감독님이 히딩크 감독님이다"며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보통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하는데 '감독님을 위해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밝혔다.
모호하지 않게 뚜렷하고 명확한 전달과 지시도 당시 선수들에게는 신선했다.
박지성은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렸다. 모호하지 않았다. 선수, 포지션마다 임무를 정확히 줬던 게 인상 깊다"면서도 "개인이나 기술적인 실수보다는 전술적인 실수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히딩크 감독은 대담 말미에 2022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한국 대표팀에 덕담도 전했다.
그는 "카타르월드컵에서 어려운 조에 속했다. 조별리그에서 16강에 가는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다"며 "16강 진출보다 한국 축구가 매력적인지 증명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16강에 가지 못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자랑스럽게 매력적인 특징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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