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최하영이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5년 바이올린 부문의 임지영 이후 한국인 우승자로는 7년 만이다.
이번 첼로부문은 2017년 퀸 콩쿠르에 처음 도입된 후 올해가 두 번째로 2회째 만에 한국인 우승자가 나온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피아노를 제외한 성악, 첼로, 바이올린 3개 부문에서 우승자를 냈다.
12명만이 진출하는 최종 본선에 오른 문태국, 윤설, 정우찬 역시 수준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최종 수상자가 발표된 것은 6월 4일 최종 결선 마지막 공연이 끝난 후 1시간이 지난 뒤인 자정 무렵. 비공개로 이뤄진 심사위원단의 점수 집계와 열띤 논의가 진행된 후 최종 결과가 발표됐다.
올해 심사위원은 모두 14명으로 한국인 첼리스트 정명화씨를 포함해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고띠에 까쀠숑 등이 함께했다.
퀸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은 먼저 “콩쿠르에 참가한 모든 연주자들이 높은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어 올 해 콩쿠르는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며 모든 연주자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 1위 수상자의 이름으로 최하영을 호명하자마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관객들은 기립 박수와 함께 새로운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 탄생을 반겼다.
최하영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수줍은 듯 무대 위로 걸어 나와 감격스러워하며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심사위원 한 명 한 명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최하영은 “내 이름이 불렸을 때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너무나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 어느 경연보다 퀸 콩쿠르의 관객들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연주 내내 음악 축제에 참여한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최하영은 지정곡으로 요르그 비드만의 미발표곡을 연주한 후, 자유곡으로는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한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 협주곡을 선택하여 브뤼셀 필하모닉과 협연했다. 그의 결선 연주에 대해 현지 유력지 르 수아르는 “과감한 선곡에 환상적인 연주, 브라보”라며 극찬한 바 있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서울, 영국, 크론버그에서 음악을 공부했다. 폴란드,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독일 등에서 개최되는 다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한 그녀는 오케스트라 연주 외에도 기돈 크레머부터 크리스티안 테츨라프, 마틴 헬름헨, 요르그 비드만 등 유명한 협연자들과 함께 실내악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플로리안 레오나드 펠로우쉽에서 대여한 첼로, 니콜라 베르곤찌를 연주한다.
올해 퀸 콩쿠르에서 한국인 연주자들은 최종 12명이 선발하는 결선에 4명이 진출, 일찌감치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결선 진출자들은 매일 두 명씩 브뤼셀 필하모닉와 협연을 펼쳤다.
세계 3대 콩쿠르로 평가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순으로 매년 열린다. 시상식은 오는 6일 퀸 엘리자베스 뮤직 샤펠에서 개최되며 마띨드 여왕이 직접 상장을 수여한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은 이날 최하영 첼로 연주자에게 축전을 보내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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