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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 전환상품 어디까지 써봤니?… 웨딩·인테리어 등 무한확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6 18:08

수정 2022.06.06 18:08

업계, 상조 선수금 활용 다각화
장례 발생 전까지 ‘선수금=부채’
전환서비스 활성화 재무건전성↑
상조업 시너지 신사업에도 진출
토탈 라이프케어 전문기업 변신
상조 전환상품 어디까지 써봤니?… 웨딩·인테리어 등 무한확장
상조업체들이 전환서비스 다각화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전환서비스는 장례 행사가 아닌 다른 상품으로 바꿔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이전까지 웨딩이나 크루즈여행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변화하는 트렌드에 따라 인테리어, 자녀 어학연수, 골프여행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상조 상품 가입 고객들은 장례가 발생하기 전 선수금을 필요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고, 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을 높일 수 있어 전환서비스의 영역 확대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어학연수, 인테리어 전환상품도 등장

6일 업계에 따르면 상조 상품 전환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여행 상품이 다양해졌다.


대명스테이션의 라이프 케어 브랜드 대명아임레디는 상조 납입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주도 여행상품을 지난 4월 출시했다. 미국 서부, 캐나다, 영국 등 5개 지역에서 이뤄지는 '2022년 여름방학 해외영어캠프'도 상조 납입금을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해외여행, 크루즈, 어학연수, 웨딩, 주얼리, 골프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가입기간 내에 언제든 바꿔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명 관계자에 따르면 올 1~5월 전환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2%, 매출액은 약 187% 증가했다.

올초 프리드라이프는 상조 상품 전환서비스 중 하나로 인테리어 상품을 추가했다. 프리드라이프 신규 가입 고객은 상조 상품을 현대리바트 인테리어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할 수 있다.

교원라이프는 교원그룹 내 계열사를 적극 활용해 교육, 렌탈가전 등의 전환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입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제휴를 맺고 'N라이프 380' 상조상품을 내놨다. 포스트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그룹 계열사 교원투어와 협력해 레져·휴양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조 회사들이 단순 상조 서비스를 넘어 토탈 라이프케어 전문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원하는 서비스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층 고객늘리고 재무건전성 개선

상조 업계가 적극적으로 전환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은 고객의 기대수명 연장과 30~40대 젊은 층의 가입율 증가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상조회사는 고객이 낸 선수금이 부채로 인식되고, 장례 행사가 이뤄지는 시점에 매출로 잡힌다. 이 때문에 총자산에서 부채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재무건선정이 악화되기 쉬운 구조다. 선수금을 쌓아놓기 보다 빨리 다른 서비스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데 유리하다.

장례인프라 사업 등 상조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지난 2018년 평택장례문화원 인수를 시작으로 장례식장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서울, 화성, 아산, 김해 등 장례식장을 추가로 인수해 현재 총 7개의 장례식장을 운영 중이다.

보람상조는 지난해 반려동물 장례식장 '펫포레스트'와 반려동물 문화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프리드라이프는 상조 업계 최초로 '유품 정리 서비스' 출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입단계에서 상조 상품만 단독으로 내세우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다른 업종의 업체들과 제휴해 전자제품 구매 비용을 지원하는 패키지 상품 등으로 젊은 세대들의 가입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821만명에 이른다. 오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령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늘어난 수명과 함께 인생 전반의 중요 시기를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도 증가해 국내 상조 시장 규모는 7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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