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전국 곳곳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
다소 차질 있었지만, 물류 대란 보고 없어
다소 차질 있었지만, 물류 대란 보고 없어
【파이낸셜뉴스 전국 종합】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주 화물연대본부가 7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전국 각지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는 출정식이 있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인천과 포항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역본부별로 출정식을 가졌고, 오후에는 충남과 제주 등에서 집회가 열렸다.
출정식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8200명(국토부 추산)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화물연대 전체 조합원 2만2000여 명의 37% 수준이다.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 같은 돌발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들은 안전 운임제 폐지 철회와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주요 쟁점인 안전 운임제는 화물 기사에게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 도입된 했지만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전국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예고된 파업에 기업들이 미리 대비해 물류 대란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다. 하지만 이들의 파업이 길어지면 대란을 피할 수 없어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북 포항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기업이 제품 출하에 차질을 겪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하루 물동량 4만9000여 톤 중 파업으로 3000여 톤 출하가 지연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 포항공장도 하루 출하량 9000톤이 이날부터 전면 중단됐다. 이 외에도 철강공단 기업체에 크고 작은 피해가 예상된다.
수도권 물류 허브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도 파업은 진행됐다. 의왕ICD는 75만㎡ 부지에 42만㎡ 규모 컨테이너 야적장을 갖춰 매년 137만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가 오가는 수도권 물류 허브 중 하나다. 조합원들은 이날 새벽부터 도로 2개 차로를 트레일러 차량으로 막은 뒤 피켓시위를 벌였다. 출정식 직전에는 집회를 위해 한때 의왕ICD 진입로 4개 차로가 모두 통제되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구역을 벗어난 무단 도로 점거임을 지적하며 해산을 명령했지만 화물연대는 집회를 계속 이어갔다.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인천에서는 파업에 대비한 발 빠른 대처가 빛을 발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3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시, 컨테이너부두 운영사, 선사 등 관계기관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총파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공사는 총파업 대책으로 물류대란에 대비해 10일분에 해당하는 컨테이너 물동량 8만TEU를 파업 이전에 반입·반출 했다. 인천항으로 들어온 컨테이너가 제때 옮겨지지 않아 부두에 쌓이는 걸 막기 위해 3만3667TEU 분량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40만1190㎡ 임시 컨테이너 장치장을 인천 신항 배후단지 등에 추가로 확보하기도 했다. 또 비상 시 야드트랙터의 임시 도로허가증 발급, 군부대 컨테이너 차량과 대체운송 수단 확보, 위탁 차량의 지원 방안 등 대비책을 마련했다. 특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천항 컨테이너터미널 출입구가 막힐 경우 임시 공컨테이너 장치장 활용 등 화물차 통행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인근 경찰서와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 하며 파업 현장에 경찰을 배치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중앙수송대책본부 운영을 통해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고, 물류 수송 현황과 화물연대의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파악 중이다. 파업에 참여치 않은 기사들에 대한 운송방해 행위나 물리적 충돌 같은 불법행위 차단을 위해 주요 물류거점에도 경찰을 배치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와 대화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노조의 불법행위는 엄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과 관련해서는 정부는 언제나 화물연대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라며 "단순 집회가 아닌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선 화물차 운전종사자들은 집단행동에 동조하지 말고 생업에 지속적으로 종사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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