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선 연임으로 대만 침공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침공 시기도 중국 인민해방군(PLA) 창설 100주년인 2027년으로 좁혀지면서 대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중국 침공에 대한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 일본을 방문해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과 동맹국 사이에서 중국이 향후 몇 년 안에 대만 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49년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패배, 대만으로 도주한 이후 중국의 무력 점령 위협은 존재했지만 오랫동안 경제적 유인과 정치적 압력을 통해 대만을 중국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대만 정치인들은 중국 공산당은 이런 조치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놓았고 중국군의 현대화에 따라 시 주석이 곧 전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인 필 데이비슨은 지난해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6년 안에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이후 이런 위기의식은 확산했고 대만 방어와 관련해 미국과 대만의 대화도 가속화 했다.
FT는 한 관계자를 인용해 "위험은 시진핑 주석이 올해 연말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며 "10년마다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하는 중국의 기존 프로세스에서는 대만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명'은 다른 지도자에게 넘어갈 수 있었지만 국가의 사명이 한 사람의 사명이 되면 그 위험은 커진다"고 밝혔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시 주석도 이런 종류의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대만 vs 중국 혹은 미국 vs 대만
FT는 중국의 대만 침공은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미 대만관계법을 통해 미국이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한 근거를 두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이 이 약속을 어디까지 이행할지를 밝히지 않는 등 모호성을 뒀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군사개입 발언을 이 폭을 대폭 줄였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앞선 두 차례의 발언과 같은 실수라고 분석했지만 대만과 미국 동맹국의 고위급 관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미국과도 싸워야 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 중국을 단념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대만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선택이 (대만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정치적 결정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무력 수준에 도달했을 때 금융이나 경제 제재만으로는 효과적인 억지력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에 미국이 절대로 군사적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줘서는 안된다고 설명햇다.
◇중국, 대만 침공한다면 2027년 전후…2024년 대만 정권 교체기도 잠재적 위험
데이비슨 전 사령관은 중국이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을 맞는 2027년 이전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데이비슨 전 사령관의 주장을 의심하지만 1년 지난 지금 미국과 대만군 관계자들은 2027년이 진정한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해 10월 "2025년이면 중국이 대만을 완전히 침략할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양안(중국·대만) 상황은 군생활 40년 이래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최근 미국 내부에서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장은 최근 의회에서 대만 위협이 지금부터 2030년까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존 아퀼리노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은 FT에 중국 대만 침공은 추상적이지 않다고 했다.
대만 전문가들은 2024~2025년을 특별히 위험한 시기로 보고있다.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이 2024년 초 대선에서 승리하거나 2024년말 미국 대선 위 정치적 공백기 때 시 주석이 무력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해서다.
◇미국·대만, 최악의 상황 대비…실제 침공 가능성은 미지수
중국의 잠재적 침략 위기가 고조되면 미국과 대만의 방어 전략도 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0년 이상 대만 자체 방어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 대만은 '전면전'이 필요 없거나 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생각 아래 방어 계획을 세웠다고 FT는 설명했다.
현재 많은 대만 국방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지만 대만 인근에서 행해지는 중국의 해상 훈련 등 전쟁에 미치지 못하는 움직임이 저항에 대한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만은 조기경보기와 최신예 전투기 등 군사력 보유를 바라지만 미국은 단기 침략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만의 대형무기 지원 요청을 거부하는 대신 이동식 미사일과 같은 작고 저렴하며 생존 가능한 무기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만 정부 역시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새로운 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만 관계자들은 현 정부가 중국의 공격에 저항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대만은 군복무 기간은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재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현재 GDP(국내총생산) 대비 1% 수준인 군사예산을 2%를 늘리는 방안도 약속했다.
현재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우리는 전시에 필요한 기능을 구축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다른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고려 중인 정책에는 대만 예비군 개혁을 포함해 중국의 사이버 및 미사일 공격이 무력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전력 분산, 전시 기본 물자 공급 계획 수립 등이며 이런 목표는 2025년에 2027년 사이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MIT 안보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중국 군사전문가인 테일러 프래벨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며 러시아의 어려움을 보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인민해방군이 훨씬 더 복잡한 작전을 수행하는 데 의문을 가질 것이며 그들로 하여금 당분간 그런 공격을 하는 데 더 신중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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