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북서울미술관은 이달 9일부터 8월15일까지 우리시대 젊은 작가 17인의 조각 작품을 모아 '조각충동' 전시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백기영 북서울미술관 운영부장은 "미술관에서 조각 전시를 보는 일이 점점 드물어 지고 있다"며 "2009년에 '조각적인 것의 저항'을 주제로 조각 전시전을 하고 새롭게 조각을 정의하는 이번 전시전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기관 의제는 '제작'으로 '조각충동'은 가상현실과 3D 등이 자리잡은 현대 시대에 조각 작품이 갖는 의미와 전시장을 찾아 관람하는 행위 등에 대한 의미를 살펴보는 장이 될 전망이다.
권혜인 학예연구사는 "조각의 변화 경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시각화 하며 현실적 담론을 담아내는 확장된 장으로 미술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각, 영상을 포함해 총 17인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 66점을 전시한다"고 설명했다.
17명의 젊은 작가들은 1997년생부터 1980년생까지로 코로나19 시대 '시각'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관람행위를 ''오감'과 '경험'의 영역으로 확장한다.
우한나 작가의 작품은 천을 사용해 사람의 손, 자궁, 안구, 혈관 등을 본딴 모형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사람이 입어보거나 착용해 볼 수 있다. 김채린 작가의 '행동유도조각: 들여다보기'는 관람객이 기둥 모양의 전시물에 있는 구멍에 머리를 집어 넣어 보거나 손을 넣어 안에 있는 미지의 물체를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다. 고요손 작가의 '사랑의 여름'은 관람객이 올라갈 수 있는 무대에 가수, 여행가 등의 조각을 설치한 작품이다. 관람객은 조형물을 직접 만지고 공간 속에서 감상하는 것은 물론,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북서울미술관은 "전통적 조각 개념이 와해된 지금, '조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지난 10여년간 축적된 고민들과 변화들을 이끌어온 젊은 작가 17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라며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물리적 공간을 꿰뚫는 것처럼 설칭되거나, 현재의 조각은 은유하며, 관객과 소통하는 작품을 선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시실 1층 입구에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이삭 작가의 작품은 로댕의 '지옥의 문'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천국과 지옥으로 향하는 중간 지대인 연옥을 상징한다. 더불어 문의 테두리를 둘러싼 조형물과 그 가운데 빈 공간은 전시실로 향하는 또 하나의 문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은빛 대형 구조물은 강재원 작가의 작품이다.
강 작가는 "3D 프로그램을 이용해 원통형 구조물에 바람과 같은 물리적 작용을 일으키고 확대해 이번 전시 모형을 만들었다"며 "금속처럼 보이는 외부는 사실 천을 활용해 만들었고 작품 안에 공기를 불어넣어 부풀리게 만든 것으로 공기가 빠지면 쭈그러 든다"고 설명했다.
북서울미술관은 다음달 23일에는 비평가와 작가 등을 초청해 조각 담론 확장과 작가 중심의 제작 환경을 논의하는 '강연과 대담'을 진행한다. 또 매월 1일 2회씩 전시 작품인 '사랑과 여름'을 퍼포머와 함께 작동시키는 '조각활용극'도 진행한다.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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