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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기후변화 등 인류에 닥친 문제 해결할 열쇠…AI, 두려워말고 신중하게 이용" [AI월드 2022]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8 18:30

수정 2022.06.08 18:48

강연·대담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사장
정재승 KAIST 교수
날아다니는 자동차 상상했지만
현실은 140자 트위터에 멈춰있어
인류 발전에 인공지능 역할 중요
'AI에 뜨거운 관심' 2천여명 발길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대한전자공학회·파이낸셜뉴스 주관의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만남'을 주제로 'AI World 2022: Tech & Future'가 열렸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행사에는 2090명의 참관객이 몰렸다. 사진=박범준 기자
'AI에 뜨거운 관심' 2천여명 발길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대한전자공학회·파이낸셜뉴스 주관의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의 만남'을 주제로 'AI World 2022: Tech & Future'가 열렸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이번 행사에는 2090명의 참관객이 몰렸다. 사진=박범준 기자
"기술 발전이 빠르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간의 지성만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이루기 충분하지 않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이 필요하고, 실제로도 도움을 얻고 있다. 핵융합, 신약 개발, 질병 치료 등에 AI가 훌륭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사장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사장

■세바스찬 승 "기술발전 느려지는 중"

세바스찬 승 삼성리서치 사장은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대한전자공학회, 파이낸셜뉴스 주관으로 열린 'AI World 2022: Tech & Future'에서 'AI and humanity'를 주제로 AI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강연했다.
승 사장은 강연을 통해 우리가 AI를 어떻게 생각하고,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출신인 승 사장은 15개 연구개발(R&D)센터, 7개 AI센터를 운영하는 삼성리서치를 총괄하고 있다.

승 사장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는 대중들이 막연히 두려워하는 것보다 실제로는 빠르지 않고 오히려 둔화되고 있으며 인간만으로 이뤄내기 힘든 다양한 분야에 AI가 실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승 사장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따라잡기 힘들다고 생각들을 많이 하지만 저는 오히려 기술 발전이 느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위대한 발견'을 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적 발전을 위해 AI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 사장은 페이팔 공동창업자인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의 발언을 인용했다. 틸은 "날아다니는 자동차를 원했지만 실제로는 140자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지금쯤 자동차가 날아다니는 세상에 살 것이라고 과거에 상상했지만 실제로 기술발전은 트위터를 이용하는 수준에 멈춰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에서 AI 기술이 미래에 더욱 유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으며, 이런 낮은 출산율이 우리 미래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슨 노력이든 해야 하며, AI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체감하기 어렵지만 실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사례도 소개했다.

승 사장은 "실제 물리학에서는 AI가 핵융합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내고, 질병 예방을 위한 신약 개발을 위해 AI가 새로운 영양소를 찾아내며,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AI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점점 대두되고 있는 환경파괴 및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과학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재승 KAIST 교수
정재승 KAIST 교수

■정재승 "인간뇌 따라하는 AI 발전"

정재승 교수는 'Brain-inspired AI'를 주제로 강연하며, 인간의 뇌와 사고하는 방식을 따라 잡으려는 AI 기술발전의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정 교수는 2009년 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으며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사업 총괄책임자를 역임했다.

정 교수는 2년 전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단백질 구조 파악 AI '알파폴드' 등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AI가 지금껏 많은 발전을 이뤘음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알파폴드는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단백질의 3차원(3D) 구조를 맞출 수 있게 됐고, 구글어스로 전 세계 월마트 매장 주차장의 자동차 주차대수를 본 뒤 매출을 추정해 주가를 예측한 AI도 있었으며, 영국 가디언지에 AI가 쓴 글이 실리기도 했다"며 "AI가 점점 인간을 앞지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AI는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과 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하면서 점점 더 발전하고 있으며, 뇌과학 및 신경과학과 AI의 결합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운전할 때 차선 변경을 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인데 AI가 인간 지능을 닮지 않을 경우 자율주행차의 차선 변경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머신러닝은 현재 인간 뇌와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실제 AI가 인간 뇌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머신러닝을 해 우리 삶에 이로움이 되고 있는 다양한 예를 제시했다. 척수 손상을 입어 오른쪽 다리 한쪽을 못 쓰는 원숭이 뇌에 칩을 삽입해 척수를 거치지 않고 뇌에서 곧바로 신호를 보내 오른쪽 다리를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거나, 사람이 생각하는 대로 로봇의 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한 연구 등이다.

정 교수는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나, 사고를 당해서 신체적인 손상을 입은 사람들에게 AI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며 "특히 AI가 어떻게 할지 우리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기술 발전에 대한 공포감도 덜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AI 기술은 인간의 특성을 다양하게 모방하는 방식으로 더욱 진화할 것이며, 그러면서 AI 윤리 또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정 교수는 "AI 발전은 인간 뇌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것에서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인간이 특정한 것에 주목하는 특성인 '어텐션'을 AI에도 적용하려 하고 있다"며 "인간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이라는 특성을 AI에 적용하게 된다면 AI가 스스로 배우는 것으로 발전할 것이며, 그런 상황이 되면 AI 윤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인간 의도 알아채도록 AI 연구"

승 사장과 정 교수는 각각 강연을 한 뒤 대담을 가졌다. 대담은 정 교수가 질문을 던지면 승 사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승 사장은 삼성의 AI 기술 R&D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승 사장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도 AI가 기업에 왜 중요한지, 고객서비스에 왜 중요한지 알고 있으며 개인맞춤화가 중요하다는 것도 안다"며 "삼성리서치는 고객들의 삶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로보틱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식기세척기·세탁기·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과 기기들이 이용자들의 의도를 알아채고 스마트하게 동작하도록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AI는 신경과학 분야와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승 사장은 "1960년대 딥러닝 혁명을 계기로 신경과학자들과 협업하기 시작했으며, 실제로 신경과학자들로부터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배웠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 성능도 좋아지며 AI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언급했다.

특히 승 사장과 정 교수는 기술발전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AI의 발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함께했다.

정 교수는 "최근 온라인상에서 혐오 발언 등이 '표현의 자유'라는 틀에서 용납이 되는데, 이런 데이터들을 학습한 AI가 나올 경우 윤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삼성리처치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승 사장은 "다른 기업들처럼 삼성 내에도 AI윤리위원회가 있으며 이를 통해 최근 이슈들을 공유한다"며 "인종차별을 하거나 혐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일반적인 사람들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처럼 사람들의 문화적인 습관과 행동을 기계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승 사장은 특히 기술개발에 나서는 연구자들이 신중한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기본적으로 기계이기 때문에 스스로 사고를 하지 않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우는 것"이라며 "만약 AI가 인종차별적인 발언 등을 했다면 향후 이 기계를 제어하지 못했을 상황이 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위험에 대해 경계하고 신중하게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 사장은 이어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으며, 신중하면 된다"며 "AI가 여러 방면에 활용되면서 인간이 잘 살도록 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정영일 김준혁 김동찬 박문수 서지윤 이주미 임수빈 주원규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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