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벌금형 받은 유시민 "한동훈, 부끄러워하는 마음 있어야 한다"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09 15:34

수정 2022.06.09 15:34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를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기일에 출석 후 법원을 나서며 지지자를 진정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한동훈 법무장관 명예훼손 혐의 사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9일 "내가 유죄를 받았다고 해서 한동훈씨가 검사로서 상 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9일 오후 라디오에의한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게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유 전 이사장은 선고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누구나 살다보면 공직자든 아니든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며 "저도 그렇고 한동훈씨도 그렇고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데 그럴 때에는 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한 장관은) 이동재 기자와 함께 저를 해코지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며 "녹취록 보면 고위직 검사면 기자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고 이기자 잘못하면 큰일나요’ ‘그렇게 하면 안 돼요’라고 말을 해주는 것이 공직자로서 기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가 부끄러워야 할 잘못이있고 한동훈씨도 본인이 부끄러워해야 할 잘못이 있다"며 "그런 전제 위에서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는데 그런게 전혀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고 전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9년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고,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 등의 발언으로 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00만명 이상 구독자 보유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로서 우리 사회 여론 형성에 상당히 기여할 수 밖에 없다"며 "검찰에서 수차례 해명했음에도 조국 전 장관과 가족의 검찰 수사를 비판한 자신의 계좌를 들여봤다고 주장해 여론 형성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국민들에게 목적을 위해 직권 남용한 검사로 인식돼 상당한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처벌을 원하고 있다"며 "피고인의 발언으로 피해자(한 장관)는 부정한 목적을 위해 수사권을 남용한 검사로 인식되면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결심 공판에서 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유 전 이사장 자신이)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허위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발언해 검찰 수사의 독립성·공정성·신뢰에 큰 영향을 줬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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