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과도한 사용, 터널증후근 등 질환 연결
추나나 침, 약침 등 한방통합치료 통증 해소
[파이낸셜뉴스] # 재택근무 해제 후 회사와 집을 오가며 한층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워킹맘 A씨(36). 퇴근을 하자마자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픽업해 집으로 돌아온다. 정신없는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아이를 씻기려 번쩍 들어 올리던 중 손목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고된 업무와 가사일로 고질병처럼 이어지던 손목 통증이 갑자기 심해진 것이다. 보채는 아이를 두고 병원에 갈 수 없어 우여곡절 끝에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손목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났다. 일어나자마자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은 A씨는 검사 결과 손목터널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끝에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에 나서기로 한다.
추나나 침, 약침 등 한방통합치료 통증 해소
손목 통증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증상 중 하나다. 직장과 집에서 모두 손목의 쉴 틈이 없기 때문이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 업무를 보는 과정에서 장시간 손목이 젖힌 자세를 유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손목에 1차적인 부담이 누적된다. 여기에 청소·식사·빨래와 같은 가사일과 함께 아이를 손으로 받치거나 안아 올리는 등의 육아로 손목에 점점 무리가 가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 한 가운데 각종 신경과 혈관이 지나는 손목터널(수근관)이 좁아지며 손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이 압박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 증상 초기에는 손 저림이나 경미한 통증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이 진전되면 A씨의 사례처럼 찌릿한 통증이 나타나거나 저녁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야간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하면 정중신경이 장시간 눌려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물건을 잡는 것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촉감 마비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치료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관절과 근육, 인대를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손목터널 내부의 압력을 낮추고 틀어진 손목을 바로잡는다. 이어 통증 및 저림이 있는 부위 혈자리에 침을 놓아 기혈 순환을 돕고 경직된 근육을 풀어준다. 만약 통증이 심할 경우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으면 빠른 소염 효과를 통해 통증을 해소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약침치료의 효과는 국내외 논문을 통해서도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 증례 논문에 따르면 약침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통증 숫자척도평가(NRS)가 침치료 전 9(매우 심한 통증)에서 치료 3주 후 1(가벼운 통증)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진행한 공동연구에서도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에게 8주간 침치료를 실시한 결과 증상 평가점수가 25.1%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폐경 이후 호르몬 변화를 겪는 50대 여성에게서 빈발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워킹맘들은 질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치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손목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사용 시 키보드 및 마우스 받침대를 사용해 손목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하며 수직 형태의 버티컬 마우스로 손목 사용량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가사일을 할 때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이 가동범위를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만약 한 시간 정도 손목을 사용했다면 10분 동안은 손목에 힘을 빼고 휴식을 취하는 것을 권한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여성 환자 수는 남성의 2.7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성은 남성보다 손목터널이 좁아 손목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언제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지속적으로 손이 저리거나 손목에 통증이 느껴지는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손목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에 나설 수 있도록 하자.
잠실자생한방병원 신민식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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