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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암 수술 후 20%서 나타나는 림프부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1 09:56

수정 2022.06.11 09:56

여성암 수술 후 20%서 나타나는 림프부종


[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 매년 30만명에 육박하는 암환자가 발생하고 해마다 약 10만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상황이다. 국내 암 생존자 수가 2011년 113만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두 배인 200만 5520명으로 급증하면서 암생존자 200만명 시대에 들어섰다.

암 환자 5년 생존율이 70~80%에 도달했지만 치료 후 적절한 관리가 이뤄져야 재발과 전이를 막고 신체기능의 저하, 통증, 수술 후 사지부종과 같은 암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성에만 주로 생기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은 발병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다행히도 생존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 부인암은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뤄진 후에도 후유증으로 림프부종이 잘 생겨 삶의 질 저하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암수술 후 부종의 원인이 되는 림프부종은 림프의 흐름이 막히면서 조직에 부기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수술 과정에서 암의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해 림프절을 절개하다가 림프액 배출로가 손상되는 것이 원인으로 심한 경우 원래 둘레의 2배 이상으로 붓기도 하며, 피부가 딱딱해지면서 피부 보호막 기능이 저하돼 감염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여성암 환자의 20~30%에서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유방암은 겨드랑이 부위에 림프관을 절제하기 때문에 팔과 같이 상지에 부종이 발생한다. 자궁내막암이나 자궁경부암은 하체로 가는 림프관을 절제하기 때문에 다리 쪽에 부기가 심하게 나타난다. 만일 여성암 치료 후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붓는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

제2의 혈관이라고도 불리는 림프계는 온 몸에 퍼져있는 혈관처럼 체액의 흐름을 연결하며 인체에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고 단백질을 운반하는 등 면역 기능에 큰 기여를 한다. 이러한 림프계가 망가지면 팔과 다리에 부종과 함께 염증이 생기고 자칫 온몸이 감염돼 패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피부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국내 최초로 '림프흡입 복합수술'을 개발해 2017년에 완성을 본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초기에 뻐근한 둔통을 느끼다가 병변 부위에 열감과 당기는 듯한 느낌이 강해지고, 피부가 붉어지거나 근력이 약해지면서 피부가 거칠고 단단해진다면 림프부종을 의심하고 조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림프부종을 단순한 후유증으로만 생각해 방치하면 부기가 나타난 조직이 점점 섬유화돼 딱딱해지고 지방조직이 축적되면서 압박치료, 마사지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기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했다면 림프마사지, 압박붕대요법, 수액치료, 전기자극치료 등으로 부기와 통증을 경감시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특히 팔과 다리가 퉁퉁 부으면 노출되는 신체 부위인 만큼 심한 림프부종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림프부종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되는 압박붕대요법은 림프순환을 촉진하고 림프액이 림프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돕는다. 다만 샤워할 때를 제외하고 하루 24시간 종일 붕대를 감고 있어야 한다. 경미하면 1~2주, 심각한 상태면 약 4주 이상 착용함으로써 부종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이후엔 외출하거나 일할 때 의료용 압박스타킹으로 대체할 수 있다.

압박붕대요법과 함께 셀레늄 수액을 투여하고 도수 림프배출법(림프마사지)을 시행하면 세포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높여 암수술 후 부종을 줄일 수 있다. 전기자극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심 원장이 개발한 호아타리젠요법은 기능이 저하된 세포에 부족한 전기에너지(음전하)를 공급함으로써 세포대사를 촉진하고 통증과 염증을 개선하며 면역력을 상승시킬 수 있다. 특히 전압은 높지만 전류의 세기는 약한 전기에너지를 환부에 흘려보내면 세포 사이에 끼어 있는 림프슬러지가 녹아나와 배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극심해지면 림프흡입 복합술이 불가피하다. 심 원장이 창안한 이 수술은 막힌 림프관을 절개해주는 림프배액시술, 림프절이나 림프관을 이어주는 미세림프수술, 부종의 부피를 줄여주는 지합흡입수술, 세포 기능의 정상화와 회복을 빠르게 해주는 줄기세포시술 등을 환자 상태에 맞춰 다양하게 병용하는 방식이다.

림프부종은 발병 전 노력으로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예컨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꾸준히 한다.
가급적 조이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의 착용을 금하고, 뜨거운 물과 차가운 공기에 환부를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 부기가 나타나면 빠르게 압박요법에 들어가 더 진행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증상 악화 정도를 체크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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