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격 폭락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USD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 대표는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면서 검찰이 관련 의혹을 살펴보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소재 파악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을 통해 권 대표가 싱가포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이른바 '먹튀' 의혹이 불거진 후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작년 12월부터 싱가포르에 있었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그러나 여러 언론이 등기부등본상 권 대표의 싱가포르 주거지를 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그의 주거지는 싱가포르 나심이라는 지역의 한 고급아파트로 등록돼 있다. 특히 지난달 24일에는 권 대표의 거주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30대 백인 남성이 나와 SBS 취재진에게 "잘못된 주소"라며 "권도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라폼랩스 전 직원 강형석씨는 11일 방송에서 "뉴스에 나온 백인 남자는 니콜라스 플라티아스였다"며 "얼굴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니콜라스는 권 대표의 룸메이트이자 테라폼랩스의 창립멤버다. 또 집 안에서 아기 울음소리와 함께 '바둑이 방울 잘도 울린다' 등의 익숙한 한국 동요 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권 대표가 그 집에 거주중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권 대표의 아버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들은 싱가포르에서 부인과 아이를 데리고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테라폼랩스의 투자자 보호 관련 법령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SEC는 지난 9일 테라폼랩스가 테라의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증권 및 투자 상품 관련 규정을 위반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법원은 지난 2월 권 대표가 SEC의 소환 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지난 8일 항소 법원도 권 대표의 항소에 대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권 대표는 본인이 한국인이고 테라폼랩스는 싱가포르 회사라는 이유로 SEC가 소환할 법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기각됐다. 국내에서도 테라와 루나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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