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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來 최고' 미국물가 '후폭풍'…주택시장 '거래절벽' 더 깊어진다

뉴스1

입력 2022.06.12 11:32

수정 2022.06.12 18:25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2.6.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2.6.1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요층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에 '미국 물가' 변수가 재차 엄습하고 있다. 미국 물가가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그레이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경우 2.75% 수준의 기준금리를 예고한 한국은행(한은)도 빅스텝(0.5%p 기준금리) 카드를 검토할 수 있어,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형성됐던 부동산 시장의 거래 가뭄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본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올라 예상과 전월(+8.3%)을 웃돌았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둔화했을 것이란 일각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금리선물시장에선 이달 0.75%p 인상 베팅이 늘었다. 이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기준금리를 0.5%p 올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시장의 예상치를 벗어난 물가에 더욱 강력한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미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이미 한은은 연내 2.75% 수준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 상태다. 올해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7월, 8월, 10월, 11월 등 4차례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번 0.25%p씩 올려야 2.75%를 맞출 수 있다. 여기에 예상치를 크게 웃돈 미국과 국내 물가 변수를 더하면 금통위 중 1번 이상은 기준금리를 0.5%p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근본적으론 금융통화 당국이 미국처럼 적기에 올려야 할 금리인상 시기를 사실상 실기해, 금리인상 속도가 긴박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한은 금통위가 미국의 그레이트 스텝을 따라갈 경우 금융부담이 확대돼 부동산시장의 실수요가 크게 위축된다는 점이다.

이미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 상단이 불과 6개월 만에 2%p 가까이 오르면서 연 7%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4회에 걸친 기준금리 인상 이후엔 9~10%대 금리가 형성될 가능성도 커졌다. 그만큼 아파트 등 주택 실수요층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지표는 이미 이러한 추세가 먼저 반영된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9주 만에 하락세(-0.01%)로 돌아선 뒤 이번 주에도 2주 연속 같은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값은 5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의 대장주 역할을 했던 강남권에서도 강남구(0.00%)가 매물 적체 영향으로 3월 2주 이후 12주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송파구(-0.01%)는 잠실·오금동 위주로 하락했고, 동작(0.01%)·양천(0.00%)·강서구(-0.02%) 등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4로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예고했던 아파트 분양도 매번 미뤄지는 곳이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팔려는 매물이 늘어나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실수요층은 웬만한 국내 호재엔 눈길을 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수요와 공급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론 수요층과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 간의 적정 집값에 대한 괴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대내외 변수를 고려할 때 이러한 상황은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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