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도 가속화될지 관심이다.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한은의 '인플레이션 파이터' 역할에 보다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더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번 8.6% 상승폭은 전달 8.3%보다 확대된 것으로 지난 3월 기록한 8.5%도 넘으며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앞서 물가가 정점을 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지만 당분간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커진 셈이다.
한은은 물가 상승 추이를 주시하면서 통화정책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 창립기념식에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역할을 강조하며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되면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9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6월)에서도 물가 상승 추이를 주시했다. 물가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의 파급시차, 물가 상승기에 기대인플레이션의 영향이 확대되는 경향 등을 고려할 때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이미 물가상승 압력으로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향후 그 압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고 물가는 상방리스크가 더 크다"며 "통화정책은 물가에 중점을 두고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물가 전망 역시 높아진 상태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4.5%로 상향 전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다.
한은 금통위는 내달 14일 열리며 이후 8월과 10월, 11월 등 올해 모두 4차례가 남았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내 최고 2.75%까지 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 역시 이 같은 시장 기대가 합리적이라는 판단으로 한번에 금리는 0.50%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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