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완제품, 원재료, 부품 운송길 다 막혀
가전, 반도체, 차, 타이어, 철강
석화, 시멘트, 레미콘, 건자재, 유통
"더 이상 못 버틴다, 창고도 꽉 차 생산중단 기로"
가전, 반도체, 차, 타이어, 철강
석화, 시멘트, 레미콘, 건자재, 유통
"더 이상 못 버틴다, 창고도 꽉 차 생산중단 기로"
■가전배송 지연, 생산도 위태롭다
12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가전업계는 완제품 배송은 물론 생산 차질도 현실화하면서 전사에 비상이 걸렸다. 각 물류팀이 자체 시스템을 가동하고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트럭을 개별 접촉하는 등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으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물연대 파업 3일 만인 지난 9일부터 일부 가전 구매 고객들에게 배송 지연 공지를 시작했다. 화물연대가 국내 가전 거점인 광주사업장의 출입 차량을 제한하면서 냉장고, 에어컨 등의 출하를 막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파업 기간을 알 수 없어 배송이 얼마나 지연될 것인지에 대해선 안내하지 못했다.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여오던 가전제품도 항만을 빠져나오지 못해 가전제품 판매는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LG전자는 "아직 배송 차질은 확인되지 않아 고객 안내는 없었다"면서도 관련 전담팀(TF)을 가동해 예의주시 중이다. 지난 주말을 분수령으로 봤으나 차주로 파업이 지속된 만큼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 회사의 진단이다.
일부에선 수입 원자재와 부품 운송 길이 막히면서 생산 차질도 시작됐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 재고는 통상 3일 정도로 둔다"며 "공장 내 부품 재고는 이번주 거의 동 날 것 같다. 장마 이후 에어컨 수요가 폭발하는 7월 중순 성수기까지 파업이 장기화하면 치명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부피가 작은 반도체의 경우는 운송 및 생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산업의 쌀'인 반도체를 타깃으로 원료 수급을 막아 피해를 극대화하기로 한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가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공급망 이슈 대응 체계를 구축했고, 컨테이너 대신 무진동 차량을 이용하는 등 운송 수단도 비교적 제약이 덜한 편"이라면서도 "하지만 원료 수급이 중단되는 시나리오에 대해선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셧다운 임박" 국민 피해 확산
자동차, 타이어, 철강업계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생산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울산공장의 주말 특근을 실시했다. 특히 탁송차량 운행이 중단되며 신차들이 울산공장에서 영남·칠곡 출고센터까지 로드 탁송되는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외부로 반출되는 물량이 금산공장 생산량의 50%, 대전공장은 30%에 그치고 있고 금호타이어는 대부분 물량의 출하가 막혔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외부 출하가 막힌 제품들은 공장내 물류시설이나 내부 컨테이너 등에 보관하고 있지만 재고가 넘치면 공장 가동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철강사들은 육송 자체가 막혔다. 포스코, 현대제철이 파업 이후 4일간 출하를 못해 공장에 쌓아둔 물량만 30만t에 이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총파업의 목적이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인데 개별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고객사가 직접 차를 가져와서 제품을 가지고 가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물량이 막혔다"고 했다.
이밖에 석유화학, 시멘트, 레미콘, 건자재, 유통업계도 파업 피해를 호소 중이다.
석화업계는 일평균 출하량이 평소(7.4만t) 대비 1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석화협회 관계자는 "수소·탄산가스 공급 중단으로 이미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데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마저 가동이 중단되면 국가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시멘트 출하 역시 중단되면서 업계의 하루 매출 손실은 약 150억원으로 파업 5일간 누적 손실규모는 761억원에 달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김병덕 김영권 장유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