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재상승·제품 수요 감소 겹쳐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t당 414달러로 회복세를 보였던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 첫째 주 175달러로 하락했다.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는 석유화학사들의 수익성 지표로 사용되며 t당 300~350달러가 돼야 손해를 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틸렌 스프레드가 줄어든 이유는 유가 재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제품 수요 감소 때문이다. 수요가 살아나던 3월 t당 1334달러였던 에틸렌 가격은 6월 첫 주 1031달러로 꺾였다.
문제는 다른 화학제품의 스프레드도 함께 줄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t당 318달러였던 1월 스프레드는 6월 첫 주 245달러까지 떨어졌다. PP 스프레드는 t당 450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졌다. PP는 식품 용기, 페트병 라벨 필름, 지폐 등 활용가치가 넓은 소재로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SK지오센트릭 등이 생산한다. 이밖에 LG화학·롯데케미칼 등이 주로 생산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의 스프레드도 최근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석유화학 4사(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의 2·4분기 실적이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2·4분기 실적 추정치는 각각 8839억원, 698억원, 3483억원, 15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8.69%, 88.25%, 53.79%, 30.52% 줄어든 수치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월 중순에서 7월 초 아시아 장마철 진입으로 화학제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에 (에틸렌) 증설 물량 압박이 커진 것이 스프레드 감소의 원인"이라며 "5월 중국 성홍사에서 에틸렌 110만t, 6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120만t 등 양산이 시작돼 물량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석유화학제품 제조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나프타, 나프타 대체제로 사용되는 액화석유가스(LPG) 등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는 건 위안이다.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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