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내달 민선 8기 출범을 앞둔 대전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당선인들의 출신 성분에 따라 대조적인 준비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정치인 출신들은 인수위원회를 가동하는 반면 행정가 출신들은 별도의 인수기구 설치를 생략한 채 취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던 대전 5개 자치구 중 유성구를 뺀 4곳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7월부터 4년간 민선 8기 구정을 이끌게 된 국민의힘 새 얼굴 4명 중 박희조 동구청장 당선인과 최충규 대덕구청장 당선인은 인수위를 설치했다. 박 당선인은 청와대 행정관과 국민의힘 대전시당 사무처장·수석대변인, 최 당선인은 대덕구의회 의장, 정용기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낸 정치인들이다.
13일 공식 활동에 들어가는 동구청장직 인수위는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 새누리당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던 민병직 전 동구체육회장이 위원장을, 오건영 전 동구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또 장정훈(변호사)·김혜지(우송대 교수)·길태영(중부대 교수)·구자선(전 동구 공무원)·우명현(동구수중핀협회장)·임진수(동구새마을문고 회장)·임상규(전 동구 비서실장)·이황헌(국민의힘 대전시당 대변인) 위원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가양동 동구국민체육센터에 사무실을 둔 동구청장 인수위는 4개 분과(기획·인사·행정, 교육·문화·관광, 복지·환경·보건, 도시혁신·교통), 1개 팀(공약추진팀)으로 운영되며, 구정 전반에 걸친 분석 및 대안 제시를 통해 동구의 미래를 준비한다.
박희조 동구청장 당선인은 “동구 발전과 성공을 위해 봉사의 마음으로 인수위원직을 수락해 주신 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선 7기 사업들 중 우수한 정책은 계승하되 미진했던 부분은 꼼꼼하게 살펴보고 발전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 과정에 구민들에게 제시했던 공약들을 면밀히 검토해 중점 추진사업을 선별,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인수위의 해야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인수위는 13일부터 17일까지 동구 각 실·국별 업무보고를 받고 현장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덕구청장 인수위는 대통령직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이었던 육동일 충남대 명예교수를 위원장, 이형주 전 대덕구의원을 부위원장, 신동호·박은미 한남대 교수와 박종서·박현주 전 대덕구의원 등을 위원으로 선임해 지난 7일 닻을 올렸다.
육동일 위원장은 “누구보다 대덕구민을 우선으로 섬기며 새롭게 대덕을 재창조해 나갈 민선 8기 최충규 당선인의 구정 철학과 비전을 잘 담아낸 훌륭한 정책들이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당선인은 “변화와 혁신, 대덕구의 힘찬 새 출발을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성실히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희조·최충규 두 당선인과 달리 지난해 말 대전시 행정부시장직에서 명예퇴직한 서철모 서구청장 당선인, 민선 4기 중구 부구청장을 지낸 김광신 중구청장 당선인은 인수위를 두지 않기로 했다. 구민들에게 행정 전문가임을 부각시키면서 예산을 절감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도 있다.
선거를 치른 지 엿새만인 7일 서구청에서 간부공무원들로부터 주요 업무 보고를 받은 서 당선인은 “인수위 운영을 위해선 사무실 관리비, 자문료 등에 구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구청에서 업무 보고를 받고 회의에 참석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성구는 대전 5개 구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 정용래 현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해 인수위가 필요 없는 상황으로, 정 구청장은 국민의힘 이장우 시장 당선인 및 나머지 4개 구청장들 틈 바구니에서 ‘나 홀로 민주당’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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