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헝가리로 출국, 곧바로 뮌헨서 올리버 집세 BMW 회장 회동
SDI 배터리 공급 계약 따낸 듯, 삼성-BMW-퀄컴 삼각 동맹 구축
독일→네덜란드→영국 돌며 유럽 구상 타진, 18일 귀국 예정
SDI 배터리 공급 계약 따낸 듯, 삼성-BMW-퀄컴 삼각 동맹 구축
독일→네덜란드→영국 돌며 유럽 구상 타진, 18일 귀국 예정
[파이낸셜뉴스]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2주간 유럽 출장 길에서 이 부회장이 만난 고위 인사 중 외부에 드러난 첫번째 사례이다. 삼성SDI 경영진과 동행한 이 부회장은 BMW 측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관련한 배터리 공급과 관련한 협상을 마무리 지으면서 협력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지난 7일 전세기를 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향한 이 부회장과 삼성 경영진은 이튿날인 8일 독일 뮌헨으로 직행, 집세 BMW 회장과 전격 회동했다.
양사 최고위 인사가 만난 이 자리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장혁 연구소장, 박진 중대형전지사업부장, 김윤창 소형전지사업부장과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도 동석했다.
BMW는 2025년께 공개할 신형 전기차 플랫폼인 '노이에 클라쎄'에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BMW의 유일한 협력사이다.
또 BMW는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과 이 플랫폼의 완전 자율주행(레벨5) 구현을 추진하고 있다. 퀄컴 또한 삼성전자의 핵심 파트너사로, BMW의 노이에 클라쎄를 중심으로 삼성(배터리·파운드리)과 퀄컴(차량반도체)가 삼각 동맹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차량으로 이동할 정도로 가까운 헝가리에는 삼성SDI의 괴드 공장이 있다. 괴드 공장의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연간 24GWh(업계 추정치)로 삼성SDI의 전세계 생산거점 가운데 가장 크다.
회동 종료와 동시에 최 사장을 비롯한 삼성SDI 경영진과 박 사장은 11일 조기 귀국했다. 이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박 사장은 최 사장에게 "큰일 하셨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이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도 배터리는 언급하지 않아 의아했다"면서 "이번 회동은 삼성이 배터리 투자에 인색하다는 시장의 의심을 지우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 이달 18일까지 일정을 진행하는 이 부회장은 뮌헨에서 주요 협력사인 지멘스 수뇌부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뮌헨에는 M&A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도 있다.
이후 남은 기간 동안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영국 등을 순차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는 ASML을 찾아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급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에도 ASML 본사에서 페터르 베닝크 최고경영자(CEO)에게 EUV 장비 공급을 요청한 바 있다.
기업인뿐 아니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인트호번에 또 다른 M&A 후보군인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영국에는 글로벌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기업) ARM의 본사가 있다. 외신들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팻 겔싱어 인텔 CEO와 만나 매물로 나온 ARM의 공동 투자를 논의했을 것으로 보도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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