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정연주 기자 =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단지 조성, 백사마을 개발,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 등 서울시와의 상당한 협치가 중요하다. 지난 1년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해봤기 때문에 협치 부분은 걱정하지 않는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지난 9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와 서로 유연하게 접근하면 얼마든지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며 '재선 구청장'의 여유를 과시했다.
오 구청장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생환한 7명의 민주당 소속 현역 구청장 중 한 명이다. 4년 전 선거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 24곳을 가져간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8개를 지키는 데 그쳤다. 오 구청장은 53.26%의 득표율로 4년 만에 다시 맞붙은 국민의힘 임재혁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오 구청장은 6·1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줄투표' 현상이 강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서울시 구청장 선거는 인물 중심으로 흐름이 바뀐 것 같다"며 "'당보다는 우리 구를 위해 노력할 인물', '일 잘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 흐름이 반영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실제 노원구에서는 서울시장의 경우 오세훈 시장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으나 구청장은 오 구청장에 대한 표심이 컸다.
오 구청장은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이유로 코로나19 과정에서의 대응을 꼽았다. 오 구청장은 "코로나19 대응을 2년 반 정도 하며 주민들과 밀착하면서 구청 존재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초선 때보다 코로나를 겪은 재선 때 확실히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오 구청장은 힐링타운 조성, 도봉면허시험장 이전,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백사마을 재개발, 동북선 경전철 착공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에 '일 잘 하는 구청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
재선 임기 동안 오 구청장은 노원이 베드타운을 벗어나 미래지향적인 성장 도시로 변모할 수 있도록 사업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노원서울대병원 건립과 바이오 일자리 단지 조성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노원은 일찌감치 서울대병원과 접촉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태스크포스(TF) 팀을 구성해 함께 사업을 추진해가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을 앵커시설로 두고 바이오 관련 연구소 등을 유치해 세계적인 바이오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확신했다.
바이오단지를 조성하면 관련 기업, 연구소,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서면서 최소 8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창동에 서울아레나 공연장까지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오 구청장은 예상했다.
오 구청장은 임기 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재건축'도 꼽았다.
1980년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된 지역 특성상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서울에서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비합리적인 안전진단 기준으로 인해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오 구청장의 진단이다.
지하 주차장이 없어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리고, 오래돼 수도관에서 녹물이 나오는 상황임에도 건물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는 이유로 정밀안전진단 단계에서 많은 단지들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오 구청장은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정밀안전진단 비용을 모금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담을 주민들에게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구가 나서서 지원하는 것이 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태릉골프장 개발과 관련해서는 "백지화에 환영한다"며 "기어이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면 기존에 합의한대로 '6800세대 조성+공원 조성+교통대책 수립' 패키지를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는 앞서 용역을 통해 4000억~5000억원 규모의 트램·터널 조성 등 교통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오 구청장은 아파트를 지으려면 이 같은 교통대책을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오 구청장은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맞춤형 사업도 다양하게 준비 중이다. 기본적으로는 해당 지역에 직접 영향을 주는 대형 개발사업과 연계해 교통, 문화, 체육, 보건, 녹지 시설들을 확충하는 것을 공통으로 하되 지역 특성과 주민 요구를 살려 주거지의 품격과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오 구청장은 "지방자치가 제대로 자리잡고 선출직들이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들을 유권자들이 만들어 줬다"며 "유권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눈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지름길은 없다. 부단한 노력, 겸손한 자세, 진심만이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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