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문서 논란에 김창규 당선자 "공식 절차 통해 확보"
[제천=뉴시스] 이병찬 기자 = 6.1 지방선거 막판 대역전극이 펼쳐진 충북 제천시장 선거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예상을 깨고 석패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천 현 시장이 국민의힘 김창규 당선자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면서 '연장전' 분위기가 물씬하다.
13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는 이 시장의 여유 있는 압승을 예상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지배적이었으나 결과는 김 당선자의 신승으로 반전했다.
재선에 도전한 이 시장은 정치 신인 김 당선자에게 2600여 표(4.26%p) 차이로 졌다. 선거 전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그의 지지율이 훨씬 높았다는 점에서 충북 단체장 선거 최대 이변으로 기록됐다.
선거일 이후 사흘 동안 입을 다물었던 이 시장은 지난 4일 SNS를 통해 "새로운 도전 의지를 다지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4년 뒤 리턴매치를 통한 설욕을 다짐하면서 지지자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 7일에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 당선자의 공약을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재검토 또는 추진 포기를 요구했다. 낙선자가 기자회견을 열어 당선자를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는 것은 보기 드문 사례였다.
그는 김 당선자의 무역진흥투자공사 설립, 3조 원 투자유치, 청계천식 용두천 개발 등을 실현 불가능한 공약으로 규정하고 "허황한 구호와 숫자로 시민을 기만하는 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 시장은 "공공의료원 확충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김 당선자의)네거티브 발언은 사실관계를 바로잡아야만 할 것이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사과와 합당한 수준의 책임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선거 기간 김 당선자가 공개한 행정 문서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도 제기할 태세다. 김 당선자는 선거 막판이었던 지난달 28일 소속 정당 지방선거 후보들과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시 보건소가 만든 공문서를 공개했다.
충북도를 경유해 보건복지부에 보낸 해당 문서에서 시 보건소는 "공공병원 확충 계획이 없음"이라고 명시했다. 김 당선자는 "시가 공공병원 설립 기회를 날려 버렸다"며 이 시장을 공격한 바 있다.
그런데 해당 문서는 열람도 허용하지 않는 '비공개'여서 김 당선자가 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가 지방선거 연장전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천시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비공개 문서는 공개한 사람과 유포한 사람 모두 처벌된다"면서 "시가 보낸 문서를 충북도 보건정책과가 접수했는데, 도 등에서 외부로 유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 문서가 선거전에 활용됐고,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공개 문서의 유출로 피해를 입은 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의 공세에 대해 이 시장은 "공공병원 설립에 800억 원 이상의 시 예산이 들고 연간 유지비 부담도 커 민간 대책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민간 명지병원에 응급의료체계를 갖추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 시장 측이 제기하는 비공개 공문서 공개 적절성 논란에 관해 김 당선자는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식 절차를 통해 받은 공문서이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cle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