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지난 11~12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올해 10개 도시에서 예정한 전국 투어 '드림(Dream) 55'의 포문을 열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나훈아는 부산 콘서트 첫날에 지난 2018년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현지 사투리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고모부를 고사포로 쏴 직이고(죽이고), 이복형을 약으로 직이고, 당 회의할 때 꾸벅꾸벅 존다고 직이뿌고. 그런 뚱뚱한 사람 앞에서" 자신의 대표곡 '사랑'을 부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내가 바빠서 못 갔다 카는데, 바빠서 못 한다 칸 게 아이고, 때리 죽이도 (노래가) 안 나올 낀데 우째 하누"라고 덧붙였다.
평양 예술단 방북 공연 당시 김 위원장은 남한 측에 "왜 온다던 배우(가수)(나훈아)가 안 왔느냐"고 물었는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던 도종환 의원은 "스케줄이 있어서 못 왔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훈아가 콘서트에서 북한 관련 발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1년 만인 지난 2017년 11월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드림 어게인'에선 그 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 당한 북한의 김정남(1971~2017)의 얼굴을 스크린에 등장시켰다. 생전 김정남이 평소 나훈아의 '고향으로 가는 배'를 즐겨 불렀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나훈아는 이 사실을 언급하며 "나는 노래밖에 알지 못한다. 정치는 전혀 모른다. 근데 이 사람이 노래방에서 이 노래를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라며 '고향으로 가는 배'를 불렀다.
2003년에도 평양에 가지 않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공연하면서, 북한에 가지 않은 이유를 밝혔었다. "원래 이 공연이 평양에서 하기로 돼 있었던 공연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이 공연이 누구의 제재를 받고 누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간섭을 받고는 절대 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나훈아가 평양에서 공연한 적이 있긴 하다. 지난 1985년 이산가족상봉을 계기로 공연을 펼쳤을 당시 평양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평소 자신의 소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훈아는 언론 만나는 걸 극도로 피한다. 2008월 1월 과거 스캔들 의혹을 부인하는 기자회견 이후 미디어 노출이 극도로 드물었다. 지난 2020년 신드롬을 일으킨 KBS 2TV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그가 15년 만에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이었다.
이에 따라 나훈아는 자신의 콘서트에서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으로 유명하다. 팬들에게 자신의 말이 편집되거나 왜곡되는 것이 싫다며, 자신의 콘서트에서 평소 하고 싶던 말을 몽땅 쏟아내는 것이다. 팬들은 "편집된 소통이 아닌, 제대로 된 쇼(Show)통이 뭔지 보여준다"고 반응하고 있다.
게다가 나훈아는 지난 2020년 '테스형'을 발표한 이후 대중음악 가수로는 드물게 사회적 현안에 대해 거리낌 없이 발언할 수 있는 가수가 됐다.
그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출연 당시 "(소크라)테스형에게 '세상이 왜 이러냐' '세월은 왜 흐르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더라"라고 한탄했다. '테스형'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가리키는 것으로 곡은 자신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곡으로 알려졌다.
부산 공연 이후 나훈아가 각 투어 도시마다 어떤 발언을 할 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25일 대전 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7월2일 창원체육관, 7월9일 인천 남동체육관, 7월 16~17일 대구 엑스코 동관, 7월23일 안동체육관, 7월30일 고양체육관, 8월 20~21일 서울 KSPO DOME, 8월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9월24일 광주여대체육관 등을 돈다.
현재 대구 공연까지 티켓 예매를 오픈했는데, 모두 단숨에 매진됐다.
한국전쟁 시기에 태어난 이들의 출생신고에 오류가 많긴 하지만, 나훈아는 1950년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첫 녹음은 1968년 '내 사랑'으로 확인된다. 심형섭 작곡의 이 곡과 '약속했던 길'로 데뷔해 '무시로' '갈무리' '잡초' '고향역' '가지마오' 등의 히트곡을 내며 50여년동안 톱 가수로 군림해왔다. 정확히 따지면 올해가 데뷔 55년차, 내년이 데뷔 55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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