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매사 어렵게 해석"…확대 해석 경계
대통령실 "조용한 내조 속해"
대통령실 "조용한 내조 속해"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면서 단독 공개 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조용한 내조에 전념하겠다고 밝히며 단독 공개 활동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김 여사는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권 여사를 예방한다. 김 여사가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과 공개적으로 단독 행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영부인 자격으로 본격적인 공개 활동에 나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의견에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권 여사 예방은 평소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한 김 여사가 인사 차원에서 찾아 뵌 것으로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말아 달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의 봉하행에 대한 의미'에 대해 "자꾸 이렇게 매사를 어렵게 해석하느냐"며 "작년부터 한번 찾아 뵌다고 하다가 시간이 안 맞고 그래서 (이제야)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역시 김 여사의 행보를 조용한 내조의 일환으로 평가하며 확대 해석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가 권 여사를 만나는 것은 배우자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기존 입장과 멀지 않나'라는 질문에 "배우자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시는지 제가 잘 모르겠다"며 "전직 대통령 부인께 인사드리러 가고 뵙고 싶어서 가서 얘기 듣겠다고 하는 것이 조용한 내조에 속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해명에도 이날 공개된 김 여사의 첫 언론 인터뷰는 향후 적극적인 공개 행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비록 김 여사가 국정 현안이나 민감한 정치 이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동물권이라는 사회 현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을 살피겠다는 뜻에서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추가적인 공개 행보는 이달 말 윤 대통령이 참석을 확정지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김 여사의 동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배우자 세션이 있다면 김 여사도 동행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김 여사 동행은) 배우자 세션 같은 것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의미가 없다"며 "(배우자 세션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동행할 것이다. 저희도 정상회담 외 세부 일정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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