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제계, "계약파기에 농산물 폐기"..화물 파업 피해 속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14 10:00

수정 2022.06.14 10:00

화물연대 파업 관련 무역업계 애로 접수 현황(6월13일 오후 6시 기준). 무역협회
화물연대 파업 관련 무역업계 애로 접수 현황(6월13일 오후 6시 기준). 무역협회
[파이낸셜뉴스] 경제계가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 8일째를 맞아 수출중소기업들의 계약 취소 사태가 이어지는 등 산업계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 했다.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은 14일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에서 공동간담회를 열고 수출입 화물운송을 하루라도 빨리 정상화 해달라고 호소했다.

무역협회 화주협의회는 "포스코는 매일 2만여t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결국 선재공장과 냉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며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운송이 거부되면서 일반직원들이 완성차를 한 대씩 외부 적치장으로 이동시키고, 협력사로부터 부품이 입고되지 못해 조업중단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여수, 대산 산업단지의 주요 화학기업들도 출하량이 평소의 10% 수준에 멈추어 있고, 전국의 사업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물품이 선적이 취소 되고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일도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특히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 했다.
중소기업에게는 1~2건의 선적취소도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중요한 사안인데, 계약을 성사시킨 뒤 간신히 선박을 구해도 항만까지 운송해 줄 화물차를 배차 받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고 중요한 바이어들과의 거래가 중단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

무협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6월13일 오후 6시 기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출기업 애로 접수가 총 236건을 넘어섰다. 이중 63건(26%)이 납품 지연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했으며, 선박 선적 차질 61건(21.6%), 위약금 발생37건(15.7%)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무역협회는 "수입통관까지 마치고 항만에서 대기 중인 원자재들이 공장으로 제때 공급되지 못해 생산이 늦어지고 납기를 놓치는 일들도 많다"며 "특히 국내 농가가 생산해 수출하기로 한 양파, 양상추 및 청과류가 예정된 선박에 실리지 못해 폐기되거나, 수출하기로 한 오리털이 출고작업을 하지 못해 보관문제로 폐기되는 상황도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경제단체들은 현재 국내 경제가 가파른 벼랑위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면서, 이번 화물연대의 파업이 더 큰 위기를 불러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8일 한은의 발표에 따르면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6%를 기록해 7분기 연속 성장세가 중단되고 직전 분기 대비 0.7%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을 제외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모두 줄어서다.

성장세를 지켜주던 수출도 이상신호가 감지된다. 6월 들어 열흘간의 통계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출이 1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사태, 상하이 봉쇄 등의 악재 등으로 수출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관섭 무역협회 부회장은 "물류는 우리 경제의 혈관과도 같다.
화주와 차주는 상생을 위한 해법을 계속해서 논의해 나가야 한다"며 "화물연대는 먼저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적정한 운임과 제도 운영에 대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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