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보항 화물 몰리며 혼란 가중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의 '하루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로는 차단되고 물류는 막힌 것이 원인이다. 중국 정부의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로 추가 봉쇄 가능성도 남아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상하이 봉쇄 해제 이후 트럭 운송 능력이 약 80%로 회복됐지만 지난 11일 하루 봉쇄로 물류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물류회사 오리엔트스타그룹은 당일 상하이에서 고속도로 폐쇄와 항구 내의 철저한 검역 조치로 수출품을 실은 트럭의 적체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CNBC는 세계적 해양·물류 데이터 제공업체 13곳의 데이터를 토대로 "화물과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이 상하이항 터미널로 들어갈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여기다 중국에서 트럭 운전사는 48시간 유효 코로나 음성테스트 결과와 함께 운행 허가증 등을 받아야 해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물류업체인 DHL 글로벌 포워딩은 상하이 안팎에서 트럭 운전사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세코 로지스틱스의 부사장인 아킬 네어는 "일부 운전자들은 상하이로 배송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하이의 글로벌 기업들은 '재봉쇄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테슬라와 폭스바겐, 지멘스, 보쉬, 로레알, 서모피셔·SC존슨, 머크 등은 2개월여 봉쇄 기간에 원자재 수급과 제품 배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하이항이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가 되자 부근의 닝보항 등으로 화물이 몰려 혼잡이 가중됐다. 상하이 재봉쇄로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물류 대란 우려가 되살아났다.
오리엔트스타그룹은 그간 감소세였던 미국 서부 해안의 화물 선적량이 2개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인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하이 봉쇄 기간에 중국에서 넘어오지 못한 채 쌓였던 화물 물량이 한꺼번에 밀려와 작년 하반기와 같은 극심한 물류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에서의 철도·항만 파업도 세계 공급망 혼란의 또 다른 요인이다. 지난주 독일의 항만 노조는 여러 곳에서 경고 파업을 벌였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항공·철도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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