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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충청칼럼]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에게 고함

뉴스1

입력 2022.06.15 06:00

수정 2022.06.15 06:00

뉴스1 세종충북본부 이광형 대표.© 뉴스1
뉴스1 세종충북본부 이광형 대표.© 뉴스1

(충북ㆍ세종=뉴스1) 이광형 기자 = 6·1 지방선거기간 '뜨내기 정치인'이란 비판을 받아 온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지사 선거에서 당선됐다.

대학시절부터 학생운동을 해 온 김 당선인은 수도권(경기 안산)에서 국회의원 4선과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충북 출신 정치인이다.

그는 이번 지선 외에 서너차례 국민적 주목을 받거나 감동을 준 정치행보를 해왔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이 민주화운동에 참여하거나 희생된 가족과 유족에게 취업, 의료혜택, 교육지원 등 '민주유공자 예우법'을 발의했을 때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1980년 광주민주항쟁에 참여해 긴급조치법위반으로 감옥에 갔던 그는 대물림 '셀프입법'에 부끄럽다며 스스로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증'도 반납했다.
선민의식에 빠진 자들의 반성을 촉구하고 진영으로 갈라진 우리사회에 큰 울림을 주며 입법저지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며 그의 도덕성을 집요하게 공격해 중도보수층 유권자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특별고문역을 맡아 당선에 기여한 뒤 애초 경기지사 재도전 선언까지 했다가 곧바로 충북지사로 선택지를 바꾸면서 논란을 키웠다.

충북 청주 출생으로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대학 졸업과 정치활동을 하다 4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도백을 하게 됐으니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그것도 3월9일 대선 후 2개월여만이다.

하지만 짧은 선거운동 기간에도 불구하고 개표결과 오랜기간 지사 출마를 준비해 온 민주당 노영민 후보(41.80%)를 압도적(김영환 58.19%) 표차로 누른 것을 보면 그의 당선이 자신의 능력만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지선이 문재인 정권 심판의 종결과 새로운 정권에 대한 기대감과 힘 실어주기 민심이 압도할 것이란 그의 정치적 판단이 주효했다. 소위 '윤심'의 덕을 단단히 본 셈이다.

그래서 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토박이 경쟁자들은 마치 '지사밥상'을 도둑맞은 기분일 게다. 과정이야 어쨌든 그는 충북지사에 당선됐고, 7월1일부터는 4년 임기의 직무에 들어간다.

예측컨데 그의 나이(67세)를 고려할 때 건강에 문제가 없는 한 4년 후 재선 도전도 점쳐진다. 그런데 김 당선인이 성공적 도정수행을 위해 취임 전 알아야할 일들이 있다. 먼저 3선을 역임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앞둔 이시종 지사의 12년 도정을 훑어봐야 한다.

그래서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건 버려야 한다. 필자는 대표적으로 잘못된 부분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이 지사는 누구나 인정하듯 8전8승(충주시장, 국회의원, 충북지사)의 선거달인이며 공직자로서 도덕적 흠결이 없다.

술과 골프 등 '주색잡기'를 멀리해서인지 30여년간 선출직 공직자를 하면서도 금품과 비리로 구설에 오른 적도 없다.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도를 평가하는 올림픽이 있다면 당연 금메달감이다.

그러나 일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큼 그가 이끈 충북도정 12년간의 성과를 보면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다. 100년 먹거리의 기초를 다져 놓았다고 하는 데 '방사광가속기' 유치 말고는 이렇다 할 치적이 없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확정'이라며 축하이벤트까지 벌였던 충청권광역철도망 청주도심통과는 대선과 지선을 거치며 재탕 삼탕 우려먹었으나 아직도 '희망고문' 중이다.

대표적 혈세낭비 사례로 꼽히는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는 대부분 경기단체 운영에서부터 선수 보유 여건상 애초 불가능했다,

중앙정부도 성공하기 어려운 사업인데 이 지사의 아집 때문에 추진했다가 결국 수백억원의 예산만 낭비했다. 이 행사에 동원됐던 공무원들과 관변단체 모두 부정적 의견으로 소통 부재에 따른 대표적 실정이다.

또하나 바로잡아야할 게 '편가르기' 도정운영이다. 이 지사는 재임기간 중 시민단체와 극소수 토호세력과만 도정을 협의하고 보수단체나 직능단체는 배제시켰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평소 지방정부 감시역할을 해왔던 시민단체는 이 지사 임기 만큼은 비판 대신 우군 역할에 충실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이 지사 본인은 발목을 잡는 세력이 없어 편했겠지만, 대다수 보수단체는 소외감이 컸다. 아마도 지역 시민단체들은 과거와 달리 보수정당 단체장인 김 당선인과 이범석 청주시장 당선인에게 높은 비판적 잣대를 들이대며 존재감을 키울 게 뻔하다.

김 당선인은 이를 바로알고 대처해야하며 지지층은 물론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은 40여%의 주민도 도정에 관심을 갖게 해 도민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산적한 현안에 성과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공약 중 도민에게 주목받은 의료비후불제와 신혼부부 출산지원책(출산수당, 양육수당) 등 복지 공약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런 일들은 도정을 위해 휴가도 휴일도 없이 일만 해온 이 지사의 12년을 반추해 보면 열정과 노력으로만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이 지사의 전국대비 '4% 경제' 목표는 수도권 규제와 용지부족에 따른 반대급부로 충북이 지리적 반사이익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달성하지 못했다. 정치력이 필요하고 정권차원의 지원도 이끌어 내야 한다.
선거기간 중 그가 '윤심(尹心)'을 강조한 만큼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그 성과에 따라 그가 진짜 '윤핵관'인지 아닌지도 드러날 것이다.
'작은 충북'이 '큰 충북'이 되는 건 김 당선인의 어깨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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