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지 시간 14일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총리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와 만났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2016년 9월 이후 6년 만 이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는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확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한 나라다. 대표 기업인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EUV 노광장비는 1년에 40대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이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특히 2024~2025년 중에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차세대 공정에 필요한 최신 EUV 장비는 한대에 5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들이 5대씩 나눠 가져야 할 정도로 생산이 제한적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뤼터 총리는 평소 정보통신기술 ICT·전기차 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삼성전자와 이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3월 당선인 신분으로 마르크 뤼터 총리와 전화 통화로 양국 간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뤼터 총리에게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가 반도체 선도 국가인 만큼 양국 간 협력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고 답했다.
이 부회장이 이번에 만난 뤼터 총리는 '차기 EU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하는 유럽 최고위급 인사다. 지난 2016년 9월 방한한 한국을 방한한 뤼터 총리는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와 △사업 현황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 받은 바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