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범행 부인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 일관"
[파이낸셜뉴스]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하고 수십명의 여성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명 리조트 회장 아들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창모 부장판사는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3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공범 B씨와 C씨는 징역 10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각각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공범인 B씨와 C씨에 대해서는 "대체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A씨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성관계 영상 촬영 동의를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촬영사실을 몰랐고, 동의한 바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촬영에 사용한 카메라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는 다른 물건을 가장한 카메라를 사용했다"며 "A씨는 '휴대전화 카메라가 불편해서 해당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거치대를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촬영물은 렌즈의 상당 부분이 다른 물체에 가려져 있다"며 "동의를 얻었다면서 굳이 그런 구도로 촬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공범이 아니라며 혐의를 부인한 B씨와 C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A씨 범행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경기도 한 대형 골프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기업 회장 아들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총 37회에 걸쳐 37명의 여성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0년 8월 한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도 피해자 모르게 촬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B씨는 지난해 11월 한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을 몰래 촬영하는 등 3회에 걸쳐 여성들의 나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C씨는 A씨가 영상을 촬영하는 데 사용한 카메라를 구입·설치하는 등 A씨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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