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뉴스1) 강교현 기자 = "부모님과 가족들께 받들어 총, 충성"
15일 오전 8시30분께 전북 임실군 육군 제35보병사단 위병소 정문. 신병교육훈련 수료식이 예정된 이날 위병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5주간의 훈련을 마친 아들, 손자를 보기 위해 부대를 찾은 가족들이 탄 차량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앞서 육군 제35보병사단은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으로 제한됐던 신병교육훈련 수료식을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대면 수료식이 재개된 것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2년5개월만이다.
군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주차를 마친 가족들은 수료식이 열리는 신병교육대대 대강당인 김범수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료식을 앞둔 대강당은 모처럼 활기를 찾았다. 준비된 의자에 앉은 채 담소를 나누는 가족들은 저마다 이제 곧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 진주에서 왔다는 아버지 김순환씨(50대)는 "새벽부터 준비해 먼길을 달려와 피곤하지만 곧 아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피곤함이 사라졌다"며 "아들이 얼마나 늠름하게 변해 있을지 기대되고, 군 생활의 첫 시작인 훈련병 생활을 건강하게 마쳐 대견하다"고 말했다.
남편과 딸과 온 이금화씨(50·경기 화성)는 "고등학생인 딸도 오빠의 수료식을 보기 위해 오늘은 특별히 시간을 냈다"며 "수료식을 마치고 나면 그동안 고생했을 아들에게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짧게나마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도 나눌 생각이다"고 말했다.
행사는 식전행사와 참전용사 소개, 수료식 순으로 진행됐다. 식전 행사에서는 임실군 팔봉 농악단의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각개전투와 수류탄 투척 훈련, 20㎞행군 등 그동안의 훈련 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영상을 보던 가족들 중 일부는 고생했을 아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군복을 입은 아들들이 입장하자 곳곳에서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가족들이 직접 태극마크와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는 순서에서는 애써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여기저기에서 두 팔을 벌려 아들을 꼭 끌어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가족 대표로 소감문 낭독에 나선 이무선씨(54·여)는 "대면 수료식이 열려 이렇게 아들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아들이 진정한 군인으로 첫 걸음을 내딛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기수 신병 중에서는 월남전 참전용사의 손자도 있었다. 이에 35사단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참전용사가 직접 손자를 볼 수 있도록 초청했다.
참전용사 박의범 옹(79)은 "손자가 군복을 입고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을 직접 보니 젊은 시절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자랑스럽고 대견하다"며 "조국을 위해 맡은바 소명을 다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전역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손자 송태현 이병(21)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할아버지를 늘 존경했으며, 이를 본받아 군복무를 잘 마치겠다"고 답했다.
육군 제35보병사단에 따르면 이날 225명의 훈련병들이 수료식을 마쳤다. 이들은 전국 각지에서 귀한 발걸음을 한 700여명의 가족들의 격려와 축하를 받았다.
사단은 신병교육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훈련병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이날 면회 외출을 허용했다.
이날을 시작으로 사단은 수료식 뿐만 아니라, 오는 7월5일부터 신병교육훈련 입영식도 가족 동반 대면 행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성인 신병교육대대장은 "고된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난 훈련병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며 "앞으로도 35사단 신병교육훈련이 내실 있고 알찬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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